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주상절리
꽃이 핀듯 방사형으로 돌기둥 우뚝우뚝
한반도에서 일본 떨어져 나가던 때 생겨
한반도에서 일본 떨어져 나가던 때 생겨
주상절리는 제주 중문·대포 해안의 것이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 70곳 가까이 있다. 무등산 입석대·서석대,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협곡, 울릉도 국수바위 등 곳곳에 화산활동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주상절리는 매우 독특하다. 다른 주상절리가 절벽에 기둥 모양으로 서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지만 양남 주상절리는 꽃이 핀 것처럼 한 점을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펼쳐져 있다. 대체 어떻게 이런 형태의 주상절리가 만들어진 걸까.
13일 찾은 양남 주상절리군은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약 2㎞에 걸쳐 서거나 눕고 펼쳐져 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었다. 산책로인 파도소리길을 따라 500m쯤 가면 방사상 주상절리가 나온다. 물이 고인 중앙의 작은 연못을 중심으로 짙은 색깔의 현무암 기둥이 부채꼴로 누워 있다.
주상절리는 뜨거운 용암이 지표면에서 급속히 식을 때 생긴다. 용암이 수평으로 흐르다 식으면 용암이 맞닿은 공기와 지표면에서 식어 수직 방향의 기둥이 형성된다. 흔히 보는 주상절리가 이렇다. 그러나 용암이 수직으로 분출하다 식으면 용암이 흐르던 화도에서 수평 방향으로 퍼진 방사상 형태의 주상절리가 형성될 수 있다.
장윤득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마그마는 지층이 불안정한 곳을 따라 수직으로 솟아오르기도 한다. 그 통로의 마그마가 냉각되어 방사상 주상절리를 형성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생성 과정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동행한 김민석 박사(울산 경의고 교사)는 “용암이 호수처럼 고인 용암연에서도 이런 형태의 주상절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주상절리의 중심부를 굴착해 기반암이 나오면 용암연이고 그렇지 않으면 화구로 볼 수 있다. 이를 규명하려면 물리탐사 등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양남 주상절리는 약 2천만년 전인 신생대 제3기 마이오세 때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동해가 확장돼 일본이 한반도에서 떨어져 나가던 때이다.
한적하던 바닷가가 주상절리가 유명해지면서 산책로와 함께 카페, 호텔 등 편의시설이 들어섰고 주상절리를 상표로 한 빵까지 판매되고 있다. 김정훈 경북도 지질공원 담당자는 “주민이 지질유산의 가치를 알 때 틀림없이 보전된다”며 “이 지역을 보전과 관광, 교육이 결합되는 곳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경주/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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