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에 있는 국내 유일의 노천 탄광. 중생대 겉씨식물의 화석이 이곳에서 출토된다. 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노천 탄광 하면 오스트레일리아나 몽골의 탄전을 떠올리기 쉽다. 우리나라의 탄광은 대개 지하 깊은 곳에서 석탄을 캐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표면에서 석탄층을 굴착기로 퍼내는 노천 탄광이 우리나라에도 하나 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에 있는 은복광업소가 그곳이다.
광업소 들머리의 산언덕에서도 칡소 무늬 같은 탄맥을 쉽게 볼 수 있다. 안쪽에 들어서면 몇 걸음 가지 않아 굴착기로 석탄을 퍼내 덤프트럭에 담는 본격적인 광산이 나온다. 이곳에는 약 2억년 전인 중생대 초 넓은 호수와 습지가 펼쳐져 있었다. 죽은 식물이 습지에 쌓인 뒤 미처 썩기 전에 모래나 진흙에 묻혀 오랜 시간이 지나면, 퇴적층의 무게로 열과 압력을 받아 식물체로부터 수분과 휘발성 성분이 빠져나가고 탄소 성분만 남게 된다. 바로 석탄이다. 이 지층에서는 짙은 회색 사암과, 펄이 굳은 검은색 셰일이 교대로 나타나는데 그 사이에 석탄층이 끼여 있다. 광산에서 쉽게 발견되는 소철, 은행나무 등의 화석이 당시의 환경을 말해준다.
이 탄광의 석탄은 열량이 낮아 그 자체로 경제성은 없다. 그러나 “수입용 석탄의 열량이 너무 높아 열량을 낮추는 용도로 섞어 쓰거나 제철소에 원료로 판매하고 있다”고 이윤철 옥수에너지 대표가 말했다. 석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생산되는지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의 주요한 견학지이기도 하다.
연천/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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