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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토론회 “보가 금강 망쳐” “멀쩡한 걸 왜 부수나”

등록 2019-06-11 18:47수정 2019-06-11 21:28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고마아트센터에서 열린 ‘공주시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왼쪽)이 단상에 올라 “공주시가 일방적 토론회를 열었다”고 주장하며 한 주민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최예린 기자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고마아트센터에서 열린 ‘공주시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왼쪽)이 단상에 올라 “공주시가 일방적 토론회를 열었다”고 주장하며 한 주민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최예린 기자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금강의 공주보 처리 문제를 두고 11일 공주시가 마련한 토론회에서 찬반 설전이 오갔다.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과 공주보 해체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토론회 자체를 반대하며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날 공주시가 충남 공주 고마아트센터에서 연 ‘공주시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는 공주시가 공주보 해체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들어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하겠단 취지로 마련됐다. 별도의 전문가 토론자 없이, 사회자에게 발언권을 얻은 이가 자유롭게 발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토론회엔 공주시민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한 농민은 ‘공주보 개방으로 물이 부족해져 농사를 짓기 어렵다’는 ‘공주보 해체 반대 투쟁위원회’의 주장을 반박했다. 공주보 바로 옆에서 소를 키우는, 공주시 우성면의 농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아무개씨는 “우리 동네에선 금강 물을 취수해 농사를 짓는 이가 없다. 때문에 공주보 개방 전과 후에 별 변화가 없다. 반면 공주보가 생긴 뒤 물고기 떼죽음과 녹조를 봤고, 썩은 물 냄새를 맡았다. 보 수문을 연 뒤엔 그런 문제가 다 없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공주 신관동에 사는 조아무개씨는 “보를 짓는데 엄청난 돈이 들었는데 해체한다니, 국민 혈세를 그렇게 가볍게 여길 수 있나. 보를 살릴 방법은 없는지 관찰하고 연구한 뒤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보 해체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우성면 주민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이는 “공주보와 백제보 쪽은 물 높이가 같아서 원래 물이 잘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20년 전에도 금강 물은 썩어 있었다. 백제보와 하굿둑까지 열지 않는 한 물은 깨끗해지지 않는다. 공주보도 일단 그대로 놔둬 달라”고 말했다.

“공주보를 이대로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공주 사곡면에서 친환경 농사를 짓는다는 김아무개씨는 “공주시는 대청댐 물로 식수를 해결하니 공주보와 식수는 애초 상관이 없다. 농업용수도 전부터 저수지 물을 양수해 쓰고 있었다. 지하수 역시 관정을 조금 더 깊이 파면 아무 문제 없다”며 “공주보 유지·관리비가 1년에 얼마나 드는지 누구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보 수리비와 사업소 직원들 인건비에 막대한 돈이 들텐데, 굳이 물까지 썩히면서 보를 유지할 이유가 있느냐. 농사 짓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우리끼리 서로 다투고 얼굴 붉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주보 건설 뒤 금강의 변화가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공주 신관동에 산다는 윤아무개씨는 “보가 생기기 전엔 물고기 떼죽음도, 녹조도, 큰빗이끼벌레도, 붉은깔따구도 구경하지 못했다. 매일 아침 일찍 (금강의 공주 쪽 지류인) 정안천까지 운동을 나가는데 날이 따뜻해지면 강에서 썩은 부유물이 올라온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공주보를 해체하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송하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위원장 직무대행(가운데)이 11일 오후 공주 고마아트센터 앞에서 열린 공주보 해체 반대 투쟁위원회의 집회에 참석해 공주보 해체를 반대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송하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위원장 직무대행(가운데)이 11일 오후 공주 고마아트센터 앞에서 열린 공주보 해체 반대 투쟁위원회의 집회에 참석해 공주보 해체를 반대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이날 토론회에서는 일부 공주시의원과 공주보 해체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토론회 개최를 막아서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은 토론회 시작과 동시에 단상에 올라 “지금 농번기인데도 물이 없어 시민들이 농사를 못 짓는데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인 토론회가 말이 되느냐. 모두 나가자”고 소리쳤다. 반대 쪽 일부 주민들도 이 부의장의 말과 동시에 고함을 지르며 토론회 진행을 막아섰다. 이들은 다른 토론회 참석자들과 30분가량 실랑이를 벌인 뒤 토론회장에서 빠져 나갔다. 공주보 해체 반대 투쟁위원회는 이날 토론회에 앞서 토론회장 앞에서 공주보 해체 반대 집회를 열어 “공주보는 공주시민의 영원한 자산”이라며 보 유지를 촉구했다. 이 집회에는 150여명의 주민과 자유한국당 소속 일부 시의원과 당원, 송하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공주/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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