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원자력규제위, 미 소형원전개발사에
SMR 표준설계인가 불허 가능성 비쳐
두산중이 제작할 부품 안정성 등 이유
1.6조 매출 두산중 계획 차질 빚을수도
SMR 표준설계인가 불허 가능성 비쳐
두산중이 제작할 부품 안정성 등 이유
1.6조 매출 두산중 계획 차질 빚을수도
두산중공업이 주요 부품 공급사로 참여해 개발 중인 미국 원자력 전문회사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해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표준설계인가 불허 가능성을 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표준설계인가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향후 사업 진행에 소요될 비용과 일정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의미해, 뉴스케일파워에 최소 1조6천억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 매출을 올리려던 두산중공업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21일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원자력안전뉴스’를 보면,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최근 뉴스케일파워가 소형모듈원전에 넣겠다고 제안한 나선형 증기발생기의 안정성 문제로 소형모듈원전에 대한 표준설계인가 최종 승인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표준설계인가가 안 되면 소형모듈원전을 지을 때마다 통합건설운영인허가(COL)를 받아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원전 설계 전문가인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문제의 나선형 튜브의 증기발생기는 제작이 까다롭고 밀도파에 의한 진동이 매우 심해 이번 설계승인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표준설계인가가 이뤄지면 원전을 짓기 위한 인허가 과정에서 설계 측면 검토 때 변경사항과 부지의 특성에 관련된 인자만 집중적으로 본다. 반면 통합인허가 절차는 설계 인가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못한 부분을 시험적으로 입증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인허가 기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소형모듈원전의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소형모듈원자로는 원전의 핵심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넣어 모듈 형태로 만든, 출력 300MW 이하의 일체형 원전을 말한다. 뉴스케일파워는 2007년부터 미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이 원자로 개발에 나서 2016년 말부터 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설계 심사 중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증기발생기는 두산중공업이 공급할 원자로 모듈의 원자력증기공급계통(NSSS)에 포함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국내 투자업체들과 함께 뉴스케일파워에 총 4400만달러의 지분 투자와 원자로 모듈 및 기타 기기 공급을 위한 사업협력 계약을 마무리했다”며 “이번 협력으로 미국원전 시장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등으로의 시장 확대도 기대한다”고 홍보한 바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한국 원전업계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며 정부의 원전 축소 정책을 비판하는 소재로 사용해 왔다.
이 대표는 “소형원전은 용량이 작아서 테러 위험성이 높고 보안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요구되며 전국적으로 분산돼 핵연료와 폐기물 관리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경제성이 떨어져서 상용화 측면에서 대형원전보다 오히려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두산중공업이 제작해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에 넣으려고 하는 형식의 증기 발생기는 원자력 공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애초부터 안전에 문제가 있어 인허가를 받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던 것”이라며 “일부에서 그걸 마치 미래 산업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두산중공업의 증기발생기가 장착될 예정인 미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구조. 두산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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