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재도전에서도 수익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지난해 10월 KDI 예타에서 해당 사업의 수익성이 마이너스라는 평가를 받고도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사업을 의결하려다 비판 여론이 일자 이를 철회하고 KDI에 재심의를 요청한 바 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일부 공개한 ‘자바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재심의) 보고서’를 보면, KDI는 이 사업의 운영기간 25년 동안 유입되는 수익과 유출되는 비용을 모두 현재가치로 환산했을 때 사업 전체의 가치가 -4358만달러(약 530억원), 한전의 손익은 -708만달러(약 85억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손실 규모가 1차 예타 때의 -883만달러(약 106억원)와 별 차이가 없다.
한전이 2019년부터 추진하는 자바 9·10호기 사업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에 있는 2000MW급 초초임계압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으로, 전체 사업비 35억달러(약 4조2500억원) 가운데 한전이 지분 투자로 5100만달러(약 62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한국 공공금융기관도 약 14억달러(약 1조7000억원)의 대출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공공성과 수익성 등을 모두 고려한 계층화분석법(AHP)상 종합평점이 0.549로 기준치인 0.5를 넘겼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DI의 ‘공공기관 해외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수행을 위한 표준지침’은 종합평점이 0.45에서 0.55 사이에 있는 경우는 ‘회색 영역’으로 분류해 결정에 신중을 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재심의에서도 회색 영역에 속하는 점수를 받았다면 이 사업의 타당성이 입증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특히 두 차례에 걸친 조사 모두 한전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결론 내린 상황에서 사업 추진을 강행하는 것은 ‘신중한 결정’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다.
한전의 또 다른 해외 석탄발전 투자인 베트남의 붕앙-2 사업도 앞서 공개된 KDI 예타에서 AHP는 회색영역 범위인 0.523, 수익성은 -7900만달러(약 958억원)의 손실 사업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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