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추진하는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소 투자가 30일 이사회에서 확정됐다. 국제사회가 한국을 이른바 ‘기후 악당’으로 지목한 핵심 이유인 국외 석탄발전 투자가 또 추가돼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한전 이사회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단일 안건으로 상정된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소 투자 계획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자와 9·10호기는 인도네시아가 총사업비 35억달러(약 4조2500억원)를 들여 자카르타 인근에 건설하려는 2000㎿ 규모의 초초임계압 석탄화력발전소다. 한전은 여기에 5100만달러(약 620억원)의 지분 투자와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의 주주대여금 보증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또 두산중공업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금융기관이 약 14억달러(약 1조7000억원)의 대출을 제공하게 된다.
이 석탄 발전소 투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두 차례 실시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모두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한전은 공공성과 수익성 등을 모두 고려한 계층화분석법(AHP)상 종합평점이 0.549로 기준치인 0.5를 넘겼다며 밀어부쳤다. 한전은 “자와 9·10호기 사업은 두산중공업, 중부발전 등의 국내 기업과 ‘한국 팀’을 이뤄 참여하는 것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추가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국내 기업들과 동반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사업 강행 이유를 밝혔다.
한전의 결정에 국내외 환경단체들은 강력 반발했다. 호주의 마켓포시스, 인도네시아의 트랜드아시아, 한국의 기후솔루션 등은 공동 보도자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그린 뉴딜’이 단지 ‘더 많은 더러운 석탄’임이 밝혀졌다”며 문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한편 한전 이사회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일단 이렇게 결정하지만 이를 계기로 향후 한전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에 대한 기본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