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세종보, 공주보의 위성사진. 보 개방 전인 2017년과 개방 후인 2019년을 비교해놨다. 환경부 제공
지난 3년 동안 금강 공주보와 세종보를 개방한 결과 축구장 74배 규모로 모래톱이 늘어나는 등 생태 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이런 변화를 확인하고도 보 처리 절차를 빨리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환경부는 금강 공주보와 세종보 개방 뒤 생태 환경 변화를 관측한 결과 모래톱과 같은 생물 서식처가 형성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 흰수마자가 발견되는 등 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금강 공주보는 2017년 6월부터, 세종보는 같은 해 11월부터 수문을 개방했다. 개방 결과 수위는 세종보가 11.8m에서 8.4m로, 공주보 8.75m에서 3.7m로 낮아졌다.
물 흐름을 막고 있던 보를 열자 모래톱, 하중도, 습지 등 다양한 수변 공간이 새로 만들어졌다. 세종·공주보 모래톱은 축구장 면적 74배인 0.527㎢, 수변공간은 축구장 면적의 115배인 0.819㎢가 늘었다. 서식 환경이 좋아지자 모래, 자갈밭에서만 번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흰목물떼새가 서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발견됐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흰수마자도 올해 상반기 공주보 상류에서 발견됐다. 전 세계적으로 3000마리밖에 없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노랑부리백로도 세종보 하류에서 관측됐다.
이는 보를 열자 퇴적물 중 모래 비율이 증가하고 유기물질 함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강 공주보는 보 개방 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개방 전과 비교해 1.5배 늘었고 유기물질 함량은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높아지고 유기물이 감소하면, 퇴적층이 깨끗해지고 산소 소모량이 감소해 수생생물의 서식환경이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 2년 동안 4대강 보 13개를 개방한 뒤 관측한 결과를 공개하면서도 같은 평가를 한 바 있다.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물이 흐르면 수질과 수생태계가 개선된다는 당연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유역물관리위원회 의견을 수렴해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했다. 4대강조사평가단 기획위원회에서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중 3개를 해체하라는 보 처리 방안을 제시한 이후 1년 반이 넘도록 유역위원회조차도 이를 의결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유역위원회 위원장인 환경부 장관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번 금강 세종·공주보 관측 결과는 11일부터 ‘보 관측(모니터링) 종합정보 시스템’(
water.nier.go.kr)에 공개된다. 환경부는 2017년 6월부터 수질, 수생태 등 14개 분야에 대한 보 개방·관측(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16개 보 중 지금까지 개방한 13개 보에 대한 관측 결과는 ‘보 관측 종합정보 시스템’(
water.nier.go.kr)에서 매 반기마다 공개하고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