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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장애인 사격왕’ 유호경씨 박사됐다

등록 2013-09-05 19:17

유호경씨
유호경씨
‘척수장애인 삶의 질’ 논문 내
“사회의 벽 없애는데 힘쓸 것”
“장애, 밝고 긍정적으로 살다보니 별것 아니더라고요.” 지체장애 1급의 세계적 사격인 유호경(48·사진·청주시청) 선수가 최근 한국체대에서 ‘척수장애인의 삶의 질 측정 척도 개발’이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소감이다. 그는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에서 거푸 메달을 딴 ‘사격계의 풍운아’다.

“일반인 중심의 연구에서 벗어나 척수 장애인에 맞는 모델과 척도를 개발해 적용해야만 장애인의 삶을 제대로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게 연구 결론입니다. 한마디로 장애인 맞춤형 복지 모델을 제시한 거죠.”

그는 지난 2년남짓 동안 선수 생활 틈틈이 척수 장애인 150여명을 직접 면접하거나 설문조사를 통해 박사 논문을 완성했다. 이달 초부터는 충북 음성의 극동대 특수교육과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천부적’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그는 손사레를 쳤다. 1988년 1월 군대에서 체력훈련을 하다 경추 골절상을 입은 뒤 하반신 마비가 왔다. 학창시절 야구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장애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개인 사업도 여의치 않았다.

절망하던 그를 일으킨 것은 아버지 유주현(72)씨의 “남과 비교하지 말라. 너에겐 너만의 삶이 있다”는 짧은 한마디였다. 99년 좋아하는 수영으로 고독과 고통을 풀었다. 이듬해 인천 장애인체전에서 입상해 국가대표가 된 뒤 시드니 올림픽에도 나갔지만 꼴찌로 예선 탈락했다.

이때 사격과 인연을 맺었다. 마침 사격 선수들과 숙소를 함께 썼는데, 고 최종인(시드니 올림픽 권총 금메달리스트) 선수가 이끌어줘 사격에 입문했다.

소총을 잡은 지 1년남짓 만에 국가대표가 된 그는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6위로 출발해 2010년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등 20여차례 국제대회에서 메달 10여개를 따냈다. 국내 대회에선 100개 이상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돌이켜보면 순탄한 듯도 하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 위기도 있었죠. 무엇보다 장애를 이겨내고 싶었어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벽을 없애는 데 힘쓸 생각입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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