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교차 접종이 시작된 5일 서울 관악구 에이치 플러스 양지병원에서 1차 접종으로 AZ 백신을 맞은 한 시민이 2차 접종으로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현행 11~12주로 되어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단축할 방침을 시사하고 나섰다. 최근 빠르게 확산 중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1차 접종의 예방효과가 특히 낮아, 2차 접종자를 빠르게 늘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은 8일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강화하고 예방접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접종 간격을 허가 범위 안에서 조정할 필요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들에 대해 1차 접종을 하고 11∼12주 뒤에 2차 접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왔는데, 이런 방침을 변경해 2차 접종 시점을 최대 4주 뒤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허가를 내던 당시 정해진 접종 간격은 4∼12주였다. 그러나 정부는 접종 간격을 벌릴수록 항체 형성 등 면역 효과가 좋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실제 접종은 11∼12주 간격으로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이날 0시까지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한 사람은 약 1040만명에 이르지만,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약 110만명에 그친다.
그러나 최근 영국공중보건국 연구에서 델타 변이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의 예방효과는 33.2%, 화이자 1차 접종은 32.9%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2차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차 접종까지 할 경우 같은 영국 연구에서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 60%, 화이자 88%로 높아진다.
특히 5월 말부터 6월 중순 사이에 아스트라제네카로 1차 접종을 한 60∼74살 약 706만명에 대한 2차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들과 달리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한 75살 이상은 접종 간격이 3주로 짧아 대상자의 82.8%(약 285만명) 2차 접종까지 마쳤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 60∼74살은 8월 중순부터야 2차 접종이 시작돼 9월 중순에 마무리된다.
다만 당장 2차 접종일이 앞당겨 예약일이 변경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이날 “현재 백신의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고, 또 2차 접종을 하는 위탁 의료기관에서의 접종 일정 등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려해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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