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SK바이오 코로나19 백신 ‘3상 허가’…“백신 자급 첫걸음”

등록 2021-08-10 11:20수정 2021-08-11 02:43

세계서 두번째로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
내년 1분기에 중간분석 결과 나올듯
경기 성남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경기 성남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0일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막바지 개발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상 임상시험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등 국내 14개 기관과 동남아시아, 동유럽 국가 등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전체 시험대상자는 모두 3990명으로, 시험백신은 3천명, 대조백신은 990명에게 0.5㎖씩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한다.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에서는 내년 1분기에 3상 임상시험 중간분석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허가 신청은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월26일 식약처로부터 GBP510에 대한 1·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이어 240명을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1상 중간분석 결과, 유효성 면에서 모든 백신 접종자에게서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중화항체가 생성됐고, 완치자 혈청인 국제표준혈청 패널 대비 5배 이상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안전성 측면에선 백신 접종 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주사부위 통증이나 근육통, 두통 외에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지난 9일 열린 코로나19 백신 외부 임상전문가 자문회의에서 3상 비교임상 진입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반적으로는 임상 2상을 완료해야 3상 임상시험을 승인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워낙 심각한 면이 있고, 1상 결과에서 충분히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지했기 때문에 1상 결과로도 3상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 검토 회의에서 판단했다”고 말했다.

GBP510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재조합 백신’이다. 표면항원 단백질을 투여하면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자극해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하며, 인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바이러스를 중화해 제거한다.

GBP510의 3상 임상시험은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면역원성 비교임상은 시험백신의 효능을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대조백신의 면역원성과 비교해, 대조백신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 등과의 회의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위약대조 방식으로 3상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비교임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국제사회에 확산시키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 프랑스 발네바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군으로 하는 3상 비교임상을 승인받아 영국에서 임상을 시작했고, 이것이 세계에서 첫 번째로 진행되는 코로나19 백신 비교임상이다.

비교임상 방식의 경우 시험백신과 가장 유사한 방식(플랫폼)의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지금으로선 허가된 재조합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 없다. 노바백스 백신이 가장 유력하지만 미국에 허가 신청이 오는 4분기로 미뤄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방식이 달라도 백신의 중화항체가를 비교해 백신의 방어효과를 추정할 수 있어,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인정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전통적인 위약대조 방식은 대규모 유행상황에서 백신을 맞는 것이 시급한 상황에서 위약을 투약받는 경우엔 감염병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윤리적 문제가 있고, 한 차례도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임상시험 참여자를 대규모로 확보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차선책으로 소수의 임상 참여자에게 접종하고 면역원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백신의 효과를 측정하는 비교임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GBP510은 최초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어서, 델타나 베타 등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을 확인하기 위해 백신 접종자의 혈청을 사용한 분석도 수행할 계획이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 부족과 공급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문제다. 해외 기업에 휘둘리지 않도록 국산 백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글로벌 허브 전략을 힘있게 추진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는 “이번 임상시험 승인은 국내 백신 자급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필수불가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비교임상 방식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향후 국제 표준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식사도 못 하신다”…인생의 친구 송대관 잃은 태진아 1.

“식사도 못 하신다”…인생의 친구 송대관 잃은 태진아

박현수 경찰국장 서울청장 임명 임박…윤석열 ‘옥중 인사권’ 논란 2.

박현수 경찰국장 서울청장 임명 임박…윤석열 ‘옥중 인사권’ 논란

“인도가 초청”…검찰, 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외유’ 의혹 무혐의 3.

“인도가 초청”…검찰, 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외유’ 의혹 무혐의

전두환 867억 추징 못하나…연희동 자택 소유권 이전 소송 각하 4.

전두환 867억 추징 못하나…연희동 자택 소유권 이전 소송 각하

[단독] 여인형 메모 속 “ㅈㅌㅅㅂ 4인 각오”는 지작·특전·수방·방첩 사령관 5.

[단독] 여인형 메모 속 “ㅈㅌㅅㅂ 4인 각오”는 지작·특전·수방·방첩 사령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