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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AZ 잔여백신으로 60~74살 고령층 2차 접종 당길 순 없나요?”

등록 2021-08-15 19:30수정 2021-08-16 02:11

고령층 AZ 접종 12주간격 불만
60살 이상 고령층 치명률 높은데
860만명 중 107만명만 접종 마쳐
“병원 개별문의하자 일정 당겨줘”

모더나·화이자 백신은 6주간격
젊은층 AZ잔여백신 선택유인 작아
“고령층 우선접종” 목소리 커져
60~74살로 상반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를 맞은 사람을 대상으로 2차 접종이 시작된 지난 12일 오전 서울 한 병원에서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60~74살로 상반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를 맞은 사람을 대상으로 2차 접종이 시작된 지난 12일 오전 서울 한 병원에서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접종까지 해야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도 낮아지고, 걸려도 큰 탈이 안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아스트라제네카는 접종 간격이 12주나 되잖아요. 고령층이 더 위험하다면서 왜 더 일찍 2차 접종할 수 있게 조처해주지 않는 거죠?”

경기도에 사는 69살 ㄱ씨는 지난 14일 오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2차 접종을 마쳤다. 원래 예약된 날짜는 오는 27일이었지만 1차 접종을 받은 위탁의료기관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더니 “내일 오전에 오시면 접종 가능하다”는 답을 받고 접종 간격을 2주가량 당기는 데 성공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6월 아스트라제네카로 1차 접종을 한 60~74살에 대해 접종 간격을 11~12주로 적용하고 있다.

다만 수술이나 국외 출장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8주까지 간격을 단축할 수 있다고 예외를 열어둔 상태다. 개인이 접종기관에 ‘특별한 사정’을 설명하기에 따라 접종 간격 조정을 시도해볼 여지는 있는 셈이다. ㄱ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원(위탁의료기관)에 문의했던 것인데 가능하다는 이야길 듣고, 곧바로 지인들에게도 시도해보라고 권했다”며 “이렇게 각자 알아볼 것 없이 정부나 병원이 고령층 2차 접종일 당겨서 조정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에 사는 62살 ㄴ씨도 최근 2차 접종 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예약일인 9월7일에 접종하면 항체가 완전하게 형성되는 2주 뒤는 9월21일 추석날이다. 그때까지 코로나19 확산세가 얼마나 더 커질지 종잡을 수도 없다. ㄴ씨는 “백신이 폐기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가슴을 쳤다”며 “주변을 보면 의외로 2차 접종까지 끝낸 젊은 사람들도 꽤 있는데 내가 더 보호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휴대전화 카카오톡(왼쪽), 네이버 앱에 서울 지역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이 표시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50살 이상에만 허용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연령을 조정해, 30~49살도 희망할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휴대전화 카카오톡(왼쪽), 네이버 앱에 서울 지역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이 표시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50살 이상에만 허용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연령을 조정해, 30~49살도 희망할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연합뉴스

최근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 가능 연령을 30살 이상으로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을 젊은층 1차 접종에 쓰기보다 60~74살 2차 접종 예정자에게 우선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40대의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03~0.05%이고, 60~70대는 1.01~5.21%로 연령대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국 공중보건국(PHE) 의료 역학 자문위원 등이 참여한 연구를 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델타 예방효과는 1차 접종 때 30%에 그치고 2차 접종까지 해야 67%로 오른다. 특히 2차 접종까지 마쳤을 때 90%에 가까운 사망·중증 방지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기에 2차 접종 완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날 0시 기준 60~74살 약 860만명 가운데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107만명에 불과하다. 지난 5~6월 1차 접종 당시 적용된 접종 간격 11~12주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60~74살 2차 접종은 지난 12일에야 시작됐고 9월19일에 마무리된다. 이 밖에 아스트라제네카를 꺼린 이유 등으로 아직 1차 접종조차 받지 않은 60~74살도 134만명이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지난 13일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 가능 연령을 30살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국민의 접종 기회를 확대하고 잔여백신 폐기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고령층 2차 접종을 조기 완료하는 것보다는 젊은층 1차 접종 기회 확대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하지만 이런 정부 의지와 달리 애초 30~49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희망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0~49살에 주로 쓰일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접종 간격이 6주이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신규 접종자를 대상으로 당긴 접종 간격이 8주인 점을 고려하면, 아스트라제네카를 택할 유인이 크지 않다.

30~49살도 에스엔에스(SNS)로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예약이 가능해지는 오는 17일에 이 백신으로 곧바로 1차 접종을 하더라도, 2차 접종은 교차접종(원칙)을 하건 아스트라제네카(희망자에 한함)로 맞건 8주 뒤인 10월12일이 된다. 그런데 진행 중인 사전예약을 통해 8월26일~10월2일에 화이자·모더나로 1차 접종을 하면, 2차 접종은 10월7∼11월13일이 된다. 엠아르엔에이로 1차 접종 때 2차 접종이 더 빨라질 수도 있는 셈이다. 아스트라제네카보다 화이자·모더나에 대한 개개인의 선호도가 더 큰 점까지 고려하면 ‘심지어 좀 늦어도 화이자·모더나’를 선택할 젊은층이 많을 수 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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