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지난달 26~27일 해동 후 접종 권고 기한이 임박했거나 초과한 코로나19 백신을 140여 명에게 접종해 정부가 재접종이 필요할지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5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려대구로병원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고려대구로병원에서 해동 뒤 유효기간이 지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147명의 재접종 여부를 이달 16∼17일 이전에 결정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고려대구로병원에서 냉장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접종한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해 국내외 사례 정보와 전문가 자문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구로구로부터 관련한 이상반응 보고는 없었다”고 5일 밝혔다. 추진단은 “만약 재접종을 한다면 기접종일로부터 3주 뒤 재접종하게 되므로, 3주가 도래하기 전에 결정하여 안내할 예정”이라고도 설명했다. 오접종된 147명은 지난달 26∼27일 접종을 했기 때문에 필요성이 인정되면 이달 16∼17일 이전에 재접종을 하게 된다.
고려대구로병원이 오접종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접종이 이뤄지고 7∼8일이 지난 이달 3일이다. 화이자 백신은 냉동 상태에서 보관하다가 해동이 필요해지면 영상 2∼8도가 유지되는 냉장고에서 미개봉 상태에서 최장 31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상온 해동 때엔 최대 2시간 안에 사용해야 하고, 바이알을 열어 식염수에 희석했다면 6시간 안에 사용해야 한다. 구로구 보건소는 “유효기간이 8월20일 또는 26일인 백신을 26∼27일에 접종했다”며 “병원이 이 사실을 3일에 인지하고 오후 5시에 보건소로 유선 보고했다”고 밝혔다.
하루 접종 규모가 커지면서 오접종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지난 2월26일부터 8월27일까지 집계된 오접종 사례는 895건으로, 전제 접종 건수 가운데 0.002%다. 8월25∼27일 사이에만 66건이 늘었다. 한 예로 울산의 한 종합병원에서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91명에게 냉장 유효기간이 25일까지였던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부산 북구 한 병원에서도 지난달 27일까지가 기한이었던 화이자 백신을 28일과 30일에 8명에게 접종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로 인해 보고된 중증 이상반응 사례는 없다.
권근용 추진단 접종시행관리팀장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최근 오접종 건수가 증가한 원인에 대해 “접종 시행량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 중”이라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계속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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