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건강에 악영향 줄까 걱정…“조산·유산·기형아 발생 영향없어”

[문답으로 본 ‘임신부 백신 접종’]

8일부터 사전예약 실시
위중증률, 비임신 여성 6배
기저질환자·35살 이상은
전문의 충분한 안내 필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왼쪽)과 조금준 교수(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대한산부인과학회)가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임신부접종·추가접종(부스터 샷)과 관련한 특집 브리핑에서 국민소통단의 사전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임신부 예방접종은 꼭 받아야 할까요?”(김서윤·23)

“국내 발생현황을 보면 8월30일까지 731명의 임신부가 감염됐으며, 사망은 없지만 위중증이 15명, 위중증률이 2.05%로 임신하지 않은 가임기 여성보다 6배 이상 높은 위중증률을 보였습니다. 미국, 이스라엘 등 우리나라보다 먼저 임신부접종을 시행한 자료에 따르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임신하지 않은 여성과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됩니다. 분만 시 조산, 유산, 기형아 발생률은 코로나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임신부와 동일했습니다.”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정부가 오는 8일부터 임신부를 위한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을 시작하는 가운데, 직접 임신부와 국민에게 질문을 받는 소통의 시간을 마련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4일 송준영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와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함께 답변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인 임신부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이 산모와 태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접종을 권고했다. 아래는 주요 내용에 대한 일문일답.

—코로나19 백신이 태아 건강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나.

송준영 교수 “코로나19 백신은 생백신이 아니므로 코로나19 감염을 일으킬 수 없고, 인플루엔자 백신이나 백일해 백신과 같은 사백신은 안전 문제없이 현재까지 수년 동안 임신부에게 접종됐다. 4만여 명이 넘는 임산부에 대한 다수의 연구에서 백신을 접종해도 유산, 조산, 사산의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고, 임신 초기의 태아도 위험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

—임신 기간 중 어느 시기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조금준 교수 “제한을 두는 시기는 없다. 임신 기간에 어느 시기든지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접종 시기는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하면 된다. 단, 임신 초기(12주 미만)인 경우는 접종 전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진찰받고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임신중독증, 임신·당뇨병 같은 임신 합병증과 B형 간염 등이 있는 임신부도 접종받을 수 있나.

조금준 교수 “그렇다. 접종이 가능하다. 오히려 영국과 일본 등은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임신부에게 접종을 권고한다. 기저질환이 있으면 코로나19 감염 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단, 기저질환자나 만 35살 이상 고위험 임신부는 접종 결정 전 전문의에게 충분히 안내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나서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조금준 교수 “접종 후 1∼2일 정도는 주사를 맞은 팔의 통증 또는 압통, 피로감, 두통, 통증 및 오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호흡곤란이나 얼굴의 부기, 눈 또는 입술·입안 부종, 몸 전체 발진, 빠른 심장박동, 쇼크 등 증상을 동반한 아나필락시스 같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과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접종 후 심근염과 심낭염, 피부 필러 시술자에겐 얼굴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열이 나면 휴식을 취하고,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을 권장한다. 임신 초기 열이 나면 태아 기형 등 위험성이 있어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3일 약을 먹은 뒤에도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질 출혈, 복통 등의 증상이 있을 땐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모유 수유 중인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위험하지는 않은가.

송준영 교수 “(화이자·모더나 등)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은 분해가 돼서 모유를 통해 배출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재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