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광주 남구 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받으러 온 주민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기본접종 이후 6개월 뒤 실시하고 있는 추가접종(부스터샷) 간격을 60대 이상은 4개월, 50대는 5개월로 당겨 60대 이상의 경우 올해 안에 추가접종을 완료하기로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17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예방접종위) 권고에 따라 현행 기본접종 완료 뒤 6개월로 설정된 추가접종 간격을 60살 이상 고령층,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대상자, 의료기관 종사자, 기저질환자에 대해선 4개월로 단축하고 50대와 우선접종 직업군(군인, 경찰, 소방 등)은 5개월로 단축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예방접종률이 78.4%로 높지만 상반기에 우선접종한 고령층 접종완료자를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있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가 감소해 추가접종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해 이에 대비하기 위해 60살 이상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12월까지 추가접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요양병원 입원환자·종사자와 의료진 등은 이날부터 추가접종이 가능하고, 나머지 추가접종 대상자는 오는 22일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
https://ncvr.kdca.go.kr)을 통해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 사전예약으로 접종을 신청하면, 다음달 6일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추가접종 대상자 별로 접종가능 시기 2주 전부터 사전예약이 가능하고, 잔여백신을 활용한 당일접종 예약(네이버·카카오)은 22일부터 바로 접종할 수 있다.
예방접종위는 추가접종의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최은화 예방접종위 위원장은 “추가접종을 앞서 실시했던 이스라엘 연구결과를 보면, 추가접종 뒤 12일 경과된 시점에서 기본접종을 한 사람에 비해 추가접종을 한 사람은 확진율을 11배, 중증화율은 20배 정도 감소시킬 수 있었다”며 “(국내에서) 기본접종 완료 뒤 4주째부터 추가접종을 받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없었기 때문에 추가접종 간격 단축에 따른 안전성 우려에 견줘 돌파감염을 줄이는 예방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추가접종 계획이 이미 고령층 환자와 돌파감염 환자가 증가하고, 위중증 환자 역시 급증한 뒤에 발표된 것이어서 때늦은 조처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이미 추석 전부터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의 시설에서 집단감염과 돌파감염이 많이 나왔음에도 추가접종 간격을 6개월로 정한 미국의 기준을 기계적으로 따라갔다”며 “우리 정부가 우리 환자 자료를 분석하고 그것을 토대로 추가접종 계획을 더 서둘렀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요양병원 집단감염 보고 이후 지난달 13일부터 요양병원 환자 종사자에 대한 간격 단축을 안내하고 접종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한국보다 앞서 백신 접종을 실시했던 국가들도 추가접종 기간을 단축하는 추세다. 이스라엘은 기본접종 이후 5개월 뒤 추가접종을 하도록 하고 있고, 스웨덴과 영국은 접종 간격을 5개월로 단축할 예정이다. 벨기에는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등 백신 접종자의 추가접종 간격을 4개월로 단축했다. 추가접종 대상자도 확대하는 추세인데, 이스라엘과 일본, 독일은 12살 이상 기본접종 완료자 전체로 확대했고, 스웨덴은 16살 이상, 폴란드는 18살 이상으로 확대했다.
방대본은 추가접종 계획과 아울러 30살 미만에 대해선 앞으로 모더나 대신 화이자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추진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두 백신 간의 심근염·심낭염 신고율에 큰 차이가 없지만, 안전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30살 미만에 모더나 대신 화이자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모더나 백신의 심근염·심낭염 발생 확률이 화이자보다 높아 일부 유럽국가에서 30살 미만에 모더나 접종을 제한한 것에 따른 조처다. 정부는 아직 1차 접종을 받지 않은 30살 미만은 1·2차 접종을 화이자 백신으로 받고, 이미 모더나 백신으로 1차 접종을 한 경우에는 2차를 화이자 백신으로 교차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추진단은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12월 말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최근에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률이 많이 줄어 하루 평균 약 1천건 미만으로 접종이 진행됐다. 백신 수급계획을 고려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이용한 1차 접종은 11월 말, 2차 접종은 12월 말까지 시행하고 점진적으로 종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호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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