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니아주 랜스데인에서 의료 관계자가 코로나19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전 연령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는 가운데,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12살 미만 어린이 확진자도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화이자의 아동 백신에 대한 사전검토에 착수했으나, 국내 도입 여부와 시기는 아직 예단하기에 이르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말 공개한 ‘학령기 연령군 일평균 발생률’을 보면, 7∼12살의 10만명당 주간 일평균 발생률은 11월 셋째주(11월14∼20일) 7.2명에서 12월 둘째 주(12월5∼11일) 19명으로 증가했다. 6살 이하 역시 같은 기준으로 한달 전 4.9명에서 12월 둘째 주 기준 14명으로 늘어났다. 어린이집 영유아·종사자 확진자로 보아도 지난 10월에는 하루 22.4명꼴이었는데, 일상 회복 시행 직후인 11월 첫 주에 일평균 51.3명으로 크게 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일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5~11살 어린이 사용에 대한 임상자료 사전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화이자 쪽에서 5∼11살을 대상으로 성인 용량의 3분의1인 10㎍을 투여한 임상시험 자료 중 면역원성 결과, 안전성 자료 등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독일 등 20여개국에서 이미 5∼11살 아동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검토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제약사가 언제 어느 나라에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할지는 제약사의 권한이고, 일종의 영업전략이기도 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주요국 의약품 규제당국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는 이유로 한국이 충분한 검토 없이 그대로 승인할 수도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겨레>에 “백신 접종의 연령대 확대와 같은 문제는 결국 각 국가가 책임지고 선택해야 하기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며 “화이자에 추가 자료를 요청해놨고, 검토시간 등을 고려하면 근시일 내 5∼11살 백신 접종이 승인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달 3일 5∼11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지난달 25일 유럽 각국에 5∼11살 어린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 승인을 권고했으며, 접종 정책은 각 회원국이 선택하고 있다. 미국 뉴욕과 독일 베를린 등은 5~11살에 대해서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시행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3~11살에게 접종하고 있다. 이밖에 이스라엘,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들이 5살 이상부터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에이비시>(abc) 방송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셀 왈렌스키의 말을 인용해 “5∼11살 어린이 약 500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한 결과 어린이들에게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까지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아동·청소년 접종자에게서 심근염 등이 발생했다는 어떤 보고도 확인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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