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광주 남구 한 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 확산으로 전면 등교가 중단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방역당국이 5∼11살(현재 시점 기준 2010년1월1일~2016년 12월31일. 다만 실제 접종대상 연령을 태어난 날짜를 기준으로 하는 만나이로 할지 출생년도 기준으로 할지는 내년 접종 발표 시점에 결정) 백신 예방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허가 절차를 고려할 때 그 시기는 새학기를 시작하는 내년 1분기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화이자사 관계자는 22일 〈한겨레〉에 “현재 12살 이상 희석 없이 사용하는 신규 제형에 대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그 이후 5∼11살 대상으로 변경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에서 생산한 백신에 대해 ‘사전 검토→허가’ 절차를 거쳐 정식 승인한다. 화이자가 희석해서 쓰는 기존 백신이 아닌 희석 없는 백신(코미나티주0.1㎎/㎖)의 수입품목허가를 신청한 건 지난달 30일이다. 화이자사는 식약처가 이 제품을 허가하면, 투여 가능 나이를 5∼11살까지 확대하는 허가 변경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5∼11살은 성인 용량의 3분의 1만 투여하는 등 용법이 달라 추가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화이자사 신청으로 식약처가 이달 1일부터 5∼11살 임상시험 자료 사전 검토에 들어간 건 허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역당국은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 5∼11살 접종을 시작한 점과 식약처가 검토에 들어간 점을 고려했을 때 내년 1분기(1∼3월)에는 국내에서도 정식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화이자 백신이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예방접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주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3월 새학기 원활한 등교가 이뤄지려면, 산술적으로 내년 1월 하순에는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어린이용으로 승인·허가한 백신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0월 말 긴급사용승인을 했고 유럽의약품청(EMA)도 11월 말 5∼11살 접종을 허가했다. 이스라엘과 캐나다를 비롯해 프랑스와 벨기에 등 유럽 각국에서도 5∼11살 예방접종을 진행하거나 준비 중이다.
화이자사가 유럽의약품청에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를 보면 예방접종을 통한 감염 예방 효과는 90.7%였으며 12살 이상과 마찬가지로 주사 부위 통증이나 피로, 두통, 근육통, 오한 등 일반적인 이상반응이 흔하게 나타났다.
국내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초등학생 등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소아·청소년 감염이 늘고 있다. 12월12∼18일 한주간 12살 이하 확진자 수는 7420명(6살 이하 3095명·7∼12살 4325명)이다. 11월21∼27일 3024명(6살 이하 1189명·7∼12살 1835명)과 비교하면 한달 사이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결국 정부는 이달 20일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과밀 학교에 대해 겨울방학 때까지 전면 등교를 중단한 상태다.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질병관리청은 5∼11살 화이자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와 화이자 간 계약에 따라 기존에 체결한 물량 내에서 소화할 수 있어, 어린이용 백신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백신 접종 시 안전성은 물론, 5∼11살 나이대에서 예방접종으로 얻는 이익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위험보다 큰지 등을 따져보고 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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