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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팍스로비드, 문제는 투약 순서…최대한 빨리 많이 도입해야

등록 2021-12-27 16:12수정 2021-12-28 02:02

생활치료센터·재택치료자 중심 공급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에 투여해
위중증·사망 위험 낮출 것으로 기대
몰누피라비르는 “효과성 추가 확인중”
60만4천명분 계약, 100만4천명분 추진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식약처 브리핑룸에서 미국 화이자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긴급 사용 승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식약처 브리핑룸에서 미국 화이자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긴급 사용 승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정부가 국내 처음으로 화이자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생활치료센터와 가정에서 재택치료 중인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를 중심으로 빠르면 다음 달 중순 국내에 공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먹는 치료제가 코로나19 위기를 전환할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선 충분한 양의 치료제를 확보하고 서둘러 치료제를 투여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7일 브리핑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환자 스스로 복용 가능한 먹는 치료제 도입의 필요성, 식약처의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며 “생활치료센터 입소 또는 재택치료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긴급 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17일 미국 머크앤드컴퍼니(MSD)사의 몰누피라비르, 이달 22일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등 경구용 치료제 2개 제품에 대해 차례로 식약처에 긴급 사용승인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이날 “몰누피라비르는 효과성 부분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작용방법.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작용방법.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긴급 사용 승인과정에 참여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코로나19 환자와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현재 허가된 먹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팍스로비드는 경증에서 중등증까지 고위험 환자의 입원과 사망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이날 브리핑에서 “팍스로비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3CL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약물”이라며 “이러한 기전을 고려할 때 (오미크론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팍스로비드는 연령이나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코로나19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경증·중등증의 성인과 청소년(만 12살 이상, 체중 40Kg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할 예정이다. 팍스로비드는 니르마트렐비르 300mg 2정과 리토나비르 100mg 1정 등 3정을 한꺼번에 하루 2번씩(12시간마다), 5일 동안 총 30알을 복용한다. 치료제 비용은 정부가 부담해 환자 부담 비용은 없다.

전문가들은 투약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치료제를 최대한 빨리 많이 도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치료제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령과 백신접종 여부, 기저질환 유무 등 경우가 복잡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 먼저 투여할지 결정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백신접종위원회처럼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치료제 투약 우선순위 등을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호흡기내과)는 “구매 계약보단 언제 도입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중증 환자를 줄이기 위해선 오미크론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2월 전에 치료제를 투여해야 한다. 먹는 치료제는 백신과 달리 사용기간이 12개월로 길어서 많이 준비해놔도 괜찮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과 단계적 일상 회복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로 구매 계약 협의를 진행하고 빠르면 내년 1월 중순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구용 치료제 100만4천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머크앤드컴퍼니사 24만2천명분과 화이자사 36만2천명분, 총 60만4천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이미) 체결했다”고 밝혔다.

권지담 안태호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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