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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Q&A] ‘원숭이두창’ 유행…국내 백신 3500만개 소용 없다, 왜?

등록 2022-06-06 15:58수정 2022-06-22 11:38

세계 유일 원숭이두창 백신은 ‘진네오스’
독일·스페인 등은 백신 구매 결정
한국은 사람두창 백신 3500만명분 비축
전문가 “원숭이두창 백신 확보해둬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전 세계 28개국으로 확산하며 국내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1일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의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코로나19와 같은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원숭이두창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방역당국 자료와 전문가 설명 등을 토대로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내용을 정리했다.

―전 세계 확산 현황은?

“원숭이두창은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보고가 있은 뒤 풍토병 국가가 아닌 유럽과 북미, 중동 등 세계 각국에서 확산하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 홈페이지를 보면, 원숭이두창은 지난 4일을 기준으로 28개국에서 919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규모 인파가 이동하는 올여름 휴가철 원숭이두창이 대규모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org)를 보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지난 4일을 기준으로 28개국에서 919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워월드인데이터 홈페이지 캡처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org)를 보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지난 4일을 기준으로 28개국에서 919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워월드인데이터 홈페이지 캡처

―원숭이두창에 대한 국내 대응은?

“원숭이두창이 확산하자 질병관리청(질병청)은 2016년에 이미 국내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 및 시약’ 개발과 평가를 완료했으며, 원숭이두창 국내 유입 시 신속히 환자를 감별해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확산이 점차 늘자 지난달 24일에는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 감시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에는 질병관리청 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원숭이두창에 대한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 개정을 추진 중이다. 원숭이두창은 고시 개정 행정예고를 거쳐, 오는 8일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2급 감염병으로 지정되면 어떻게 관리되나?

“2급 감염병은 전파 가능성을 고려해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이다. 코로나19, 결핵, 수두 등 22종이 2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2급 감염병은 의료기관 등이 확진자를 24시간 내 신고해야 하며 확진자도 격리 의무가 생긴다. 지난 2일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확진 환자를 격리 병상에서 치료를 받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접촉자의 격리 필요성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으며, 위험도 평가를 계속 하면서 격리 여부와 수준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원숭이두창에 확진됐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모두 격리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의 우려점은?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긴 편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감염 후 5∼21일(평균 6∼13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며, 초기에 감염을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젊은 세대가 두창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는 점도 관건 중 하나다. 1979년 이후로는 국내에서 두창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 않다 보니, 두창 접종 경험이 없는 세대는 이 바이러스에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의 감염자 대다수는 20∼40대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 환자가 반려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뒤 다시 야생동물에게 옮기는 방식으로 풍토병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원숭이두창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나?

“2019년 미국에서 원숭이두창 백신으로 승인 받은 3세대 백신 ‘진네오스’가 있다. 진네오스는 덴마크 바이오기업 ‘바바리안노르딕’이 만든 두창 백신으로, 현재 원숭이두창에 대해 승인받은 유일한 백신이다. 이 백신은 감염자와 접촉 후 4일 이내 접종받으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스페인 등은 최근 진네오스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원숭이두창의 국내 확산에 대비해 진네오스 백신을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질병청은 지난달 26일 백브리핑에서 “기관 내에서 도입 필요성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 논의가 진전되면 말씀 드린다”고 안내한 바 있다.”

―국내에 확보된 원숭이두창 예방 백신은 없나?

“현재 국내에는 사람두창 백신 3502만명분이 비축돼 있다. 사람두창과 원숭이두창은 서로 같은 과에 속해, 사람두창 백신은 원숭이두창에도 85%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두창은 인류에 의해서 제일 먼저 사라진 바이러스성 질환이고, 현재 발생하는 국가는 없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세계 어딘가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두창 바이러스와 특히 실험실에서의 사고에 대비해 두창 백신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주 큰 위험 상황이 아니면 두창 백신은 사용하지 않는다. 외국에서도 두창 백신은 매우 제한된 목적의 사용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며, 질병청 역시 현재 상황에서 일반 국민에 대한 사용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충분한 백신이 있음에도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는 이유는?

“국내에 보유 중인 사람두창 백신은 진네오스와 달리 2세대 백신이다. 3세대 백신인 진네오스는 피하 주사로 28일 간격을 두고 두 번만 맞으면 되지만, 두창 백신은 특수 바늘을 이용해 표피에 상처를 낸 뒤 균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접종 방법이 복잡하다. 접종 과정에서 다른 세균에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생백신을 주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면역이 약한 사람에게는 주입할 수 없고, 오히려 백신을 맞은 뒤 감염 되거나 주변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도 많다. 심근염, 뇌염 등 접종 이후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 사례도 높은 편이다. 과거 사람두창은 치명률이 높고 유행 시 극도로 위험하기 때문에 이 두창 백신을 사용해야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쉽게 쓸 수 있는 백신이 아니라는 뜻이다. 지난 3일 질병청은 두창 백신 접종 관련 최춘식 국민의힘 질의와 관련해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사례가 없으며 전파력이 높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현재까지는 일반 국민에 대한 접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감염 노출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등 제한적인 대상에 대한 예방접종 시행과 관련해 국외 동향,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구체적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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