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음압병동 환자들을 모니터로 지켜보며 의료진들이 일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재유행이 확산하며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2주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가운데 고위험군인 고령층의 비중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60살 이상 4차 접종률이 40%, 먹는 치료제 처방률은 18.7%에 그치고 있다. 4차 접종 독려와 먹는 치료제 처방 확대 등 위중증·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정부 조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1만9603명(국내 발생 11만9143명, 해외유입 460명)이라고 밝혔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43명 증가한 512명으로, 지난 4월29일 526명 이후 107일 만에 최다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 위중증 환자는 284명으로, 2주 사이 위중증 환자가 1.8배 증가했다. 최근 1주일 간 위중증 환자 발생은 324명→364명→402명→418명→453→469명→512명으로 증가 추세다.
사망자는 전날 대비 10명 감소한 57명이었지만, 주간 단위로 보면 늘어나는 추세다. 주간 사망자 수는 지난달 넷째주(7.23∼29) 172명, 이달 첫째주(7.30∼8.5) 209명, 이달 둘째주(8.6∼13) 330명으로 늘었다. 이달 둘째주 주간 사망자는 2주 전 보다 1.92배 증가한 규모다.
14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중 60살 이상이 234명(81.5%), 사망자 중 60살 이상이 18명(85.7%)일 정도로 고령층의 위중증·사망 위험이 큰 가운데, 최근 들어 고령층 확진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주간 확진자 중 60살 이상 비중은 7월3주 14.3%였는데, 7월4주 17.1%→8월1주 20.2% 등으로 늘었다. 8~14일 1주일 기준으로도 60살 이상 확진자 비중은 18.9%→20.7%→21.7%→21.1%→22.5%→23.7%→24.4%로 높아졌다. 이날 하루 확진자 4명 중 1명이 60살 이상이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4차 접종을 완료할 경우 사망 위험이 미접종군에 비해 96.3%, 2차 접종 완료군에 비해 80.0%, 3차 접종 완료군에 비해 75.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접종 독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 기준 60살 이상 인구 대비 4차 접종률은 40%에 그친다.
고령층 감염자가 늘고 4차 접종률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위중증·사망자를 줄이려면 먹는 치료제 처방을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8월 1주 기준 60살 이상 확진자를 대상으로 먹는 치료제를 투여한 비율은 18.7%에 머물렀다. 팍스로비드는 함께 사용할 수 없는 약물(병용 금지약물)이 20여가지나 되고, 먹는 치료제에 대한 임상 정보가 부족한 의료진이 환자에게 처방을 꺼리는 경향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먹는 치료제 처방·조제 확대 조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지난 12일 “진료과목에 관계없이 (먹는 치료제) 외래처방이 가능한 병원급 의료기관을 1000여곳 이상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먹는 치료제 담당 약국도 기존 1000여개에서 현재 2175개로 2배 이상 확대했고, 호흡기환자진료센터 근처에 추가로 지정하겠다”며 “외래 환자에게 자기기입식 점검표를 제공해 진료 의사가 일반 약 복용 현황이나 건강상태 등을 빠르게 체크할 수 있도록 하고, (먹는 치료제) 처방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 직접 작성한 처방 가이드라인도 배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병용 금지약물로 인해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 14만2000명분도 8∼9월 중 우선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달 초 팍스로비드 80만명분, 라게브리오 14만2000명 분 등 총 94만2000명분 추가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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