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중국발 항공기로 입국한 탑승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입국자 정보가 검역정보 시스템에 제대로 입력되지 않는 등 방역 허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외국인 장기체류자의 ‘입국 후 검사’를 관리하는 일선 보건소에선 독감 환자 관리 등 기존 보건소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방역당국과 보건소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정보관리시스템)으로는 중국발 입국자들의 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보건소들이 일일이 외국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비자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이는 법무부에서 관리하는 비자 정보가 정보관리시스템에 연계돼 있지 않은 탓이다. 현재 입국 후 검사는 △단기체류자는 공항에서 곧장 실시 △장기체류자는 거주지에서 입국 1일 내 검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건소는 장기체류자의 입국 뒤 검사만 관리하지만 입국자가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큐코드)’에 입국 뒤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입력하지 않을 경우, 장기·단기 체류 여부를 알 수 없어 보건소가 일일이 확인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지난 2일부터 5일 0시까지 사흘 동안 중국발 입국자는 4113명으로, 보건소가 관리하는 장기체류자가 77.7%(3196명)에 달한다.
부산의 한 보건소 감염예방팀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입국자의 단기·장기 체류 확인이 어려워 보건소에서 매일 모든 미검사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있다”며 “지금은 하루 16명 정도 수준이지만, 일상회복 전환으로 보건소 파견인력이 해제되는 등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앞으로 입국자가 더 늘 경우 독감과 코로나19 환자 관리 등 기존 보건소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보건소는 중국발 입국자 관리를 위해 2명의 단기 계약직 직원을 뽑았다. 이 보건소 관계자는 “관할 지역에서 하루 500명 정도 확진자가 나온다. 기초 역학조사 등 기존 질병관리 인력으로 이미 업무가 이미 꽉 찬 상황이다”며 “인력을 뽑지 못했다면 기존 직원들이 야근을 반복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외 입국자들이 자체적으로 입력하는 큐코드의 정보가 불확실해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입국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도 안산시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하루에 약 70명의 입국자가 들어오는데 본인이 입력하다 보니 전화번호가 틀려 연결이 안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입국자 전화번호를 현재 1개만 받는데 이를 2개로 늘려 받는 등 (정보 수집이) 개선되면 현장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소들은 통상 설 연휴가 지나면 3월 새학기 입학을 위해 장기체류자인 중국 유학생들이 대거 귀국하는 만큼, 입국자가 늘어날 설 연휴 이후를 더욱 걱정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오늘부터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 전 검사가 시행되기 때문에 검사 관련 혼란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