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중의 건강 이야기]
일년 중 가장 햇빛 강한 요즘
안 바르면 피부노화, 심하면 암
외출 20~30분 전 미리 발라야
얼굴에 막 씌운 느낌이 들 정도
바깥활동땐 2~3시간마다 다시
차단지수 SPF 30 안 넘도록
잘 바르는 만큼 깨끗이 지워야
성인보다 아동이 자외선 민감
어릴 적부터 바르는 습관을
일년 중 가장 햇빛 강한 요즘
안 바르면 피부노화, 심하면 암
외출 20~30분 전 미리 발라야
얼굴에 막 씌운 느낌이 들 정도
바깥활동땐 2~3시간마다 다시
차단지수 SPF 30 안 넘도록
잘 바르는 만큼 깨끗이 지워야
성인보다 아동이 자외선 민감
어릴 적부터 바르는 습관을
내리쬐는 햇빛이 강렬해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6월 하순은 절기상 하지에 해당돼 일년 중 햇빛이 가장 강한 때이기도 하다. 최근 일기예보에서도 자외선 지수가 높다며 외출할 때 주의를 당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자외선 지수는 햇빛에 심하게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위험을 알리는 지표로 0부터 9까지 표시되는데, 7 이상일 때 피부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오랜 기간 자외선을 많이 쬐면 주근깨나 기미가 생기는 등 피부 노화가 나타나고, 더 심하면 햇빛에 의한 화상이나 피부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전문의들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차단제의 기능을 제대로 몰라 잘못 쓰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자외선 차단제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자외선 차단제 왜 필요한가? 햇빛은 자외선과 적외선 및 가시광선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자외선은 살균이나 우리 몸의 비타민 디(D) 합성을 돕는 등 이로운 구실도 하지만 일광(햇빛)화상, 피부 노화를 일으키며 심지어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외선은 다시 에이(A), 비(B), 시(C)로 나누는데, 자외선 시는 암을 일으키지만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오존층에 의해 차단되므로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다음으로 강력한 자외선 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일광화상이나 피부 노화는 물론 피부암에 걸리는 피해를 입게 된다. 일광화상의 증상은 자외선 노출 뒤 4~6시간이 지나면 나타나는데, 노출 부위 피부가 붉게 변하고 물집이 잡히며 오한과 발열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반응은 햇빛을 쬔 뒤 24시간이 지났을 때 최고에 도달하며 그 이후부터 점차 가라앉는다. 자외선 에이의 경우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주름이 늘어 탄력성이 떨어지는 피부 노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 에이는 햇빛이 강한 날은 물론 흐린 날에도 우리 피부에 도달하는 특징이 있다. 이밖에도 자외선 때문에 두드러기나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이 나타날 수 있고, 평소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면 악화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관련 전문의들은 외출하기 20~30분 전에는 차단제를 꼭 바르고, 실내에 있을 때에도 가급적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 2~3시간 마다 다시 발라야 차단 효과 외출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한번 바르면 햇빛을 오래 받아도 괜찮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차단제의 효과는 기대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오랜 시간 햇빛을 쬐거나 강한 빛에 노출되면 차단제를 발랐다고 해도 자외선에 의한 해를 입을 수 있고, 땀이나 물에 차단제가 씻겨지면 효과가 없어지므로 다시 발라야 한다. 이는 차단지수가 아무리 높아도 마찬가지이다. 관련 전문의들은 외부에서 활동하는 경우 2~3시간마다 다시 바를 것을 권장한다.
차단지수가 높은 차단제가 모든 자외선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도 잘못된 생각이다. 차단제는 대부분 화학적 작용으로 차단 효과를 내는데, 자외선 가운데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커 일광화상을 일으키는 종류를 주로 차단하고 파장이 길어 에너지가 작은 경우는 효과적으로 막지 못한다. 이 때문에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면 차단제와 함께 모자, 양산, 긴 옷 등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물론 햇빛이 강한 오전 11시~오후 3시는 되도록 외출을 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차단수치는 에스피에프(SPF) 30 정도가 무난 자외선 차단제는 차단지수가 높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여기기 쉬우나 지수가 높을수록 피부에 대한 자극도 커지기 쉽다. 강한 햇빛 아래에서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인들은 차단지수인 에스피에프가 30을 넘지 않는 것이 무난하다.
차단제에는 자외선을 화학적으로 차단하는 옥시벤존, 아보벤존, 옥틸메톡시시나메이트, 옥틸살리실레이트, 호모살레이트 등 성분이 들어 있다. 이 가운데 옥시벤존이나 아보벤존은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을 물리적으로 막는 성분은 징크옥사이드, 티타늄옥사이드 등이다. 이는 대체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미세한 입자로 흡수될 때에도 아예 피해가 없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햇빛 차단’이라는 효과를 기대하고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가 뜻밖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좀더 신중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자외선 차단제에도 해당된다. 피부에 차단제가 남아 있으면 땀이나 피부 분비물, 먼지 등과 섞여서 피부 부스럼 등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비누나 차단제 전용 클렌저 등으로 깨끗이 닦아줘야 한다.
■ 어릴 때부터 바르는 습관 길러야 피부가 성인보다 연약한 아이들에게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품이다. 유아기에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면 일광화상 등과 같은 피부 손상을 쉽게 입으며, 주근깨, 기미, 검버섯 등의 발생이 많아지기도 한다. 특히 20살 이전에 많은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피부암 발병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유아기 때부터 자외선 차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아들의 경우 작은 자극에도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차단제는 생후 6개월부터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성인 용품보다 순한 유아전용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6개월 이전의 아이는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에 외출을 삼가고 어쩔 수 없다면 옷이나 싸개로 햇빛에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아용 자외선 차단제는 에스피에프(SPF)는 15~25, 피에이(PA)는 ++ 정도가 적당하다. 제품을 고를 때에는 옥시벤존이나 파바 등 유해한 성분의 함량을 확인하고 ‘저자극성’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피부 상태에 따라 제품 선택이 달라지는데, 건성이나 중성이라면 크림형으로 지성이라면 로션형이 추천된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라면 스프레이형의 차단제가 권장된다.
바르는 방법은 피부에 막이 씌워진 느낌이 들 정도로 바르는 것이 좋다. 너무 적게 바르면 차단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으므로, 아이 얼굴에는 완두콩 3알 정도의 양을 덜어 이마, 광대뼈, 코 등 자외선에 노출되기 쉬운 돌출 부위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발라준다. 또 목, 팔다리 등 햇빛 노출이 많은 부위도 잊지 말고 발라줘야 한다. 유아용 자외선 차단제는 순해서 물로 씻어도 세척이 잘 되지만, 유분이 든 차단제를 사용했다면 비누나 차단제 전용 클렌저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이현경 을지병원 피부과 교수, 계영철 고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 김혜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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