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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백신 냉장보관 부실…보건소·병원 30%만 적정온도 지켜

등록 2020-09-29 16:19수정 2020-10-21 16:56

2238곳 수두백신 냉장고 조사
가정용 냉장고 쓰는 곳 40%나
한달여 보관뒤 함량미달 백신도
’사고 의심’ 독감백신 접종 873명
28일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에서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에서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 사고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보건소·의료기관 냉장고의 3분의 1만이 적정 온도를 지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는 데 따라 백신의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29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질병관리청이 제출한 ‘국내 생백신의 콜드체인 유지관리 현황분석 및 개선방안’(2019)을 보면, 서울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오명돈)은 2개 지역에서 전체 38곳 보건소와 2200곳 민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두 백신을 보관한 냉장고들을 조사했다. 2주 동안 86개의 백신 냉장고의 온도를 측정했는데, 적정 온도인 2~8도를 유지한 냉장고는 26개(30.3%)에 불과했다. 보건소의 백신 냉장고 39개 가운데 15개(38.5%), 민간 의료기관의 백신 냉장고 47개 가운데 11개(23.4%)만이 적정 온도를 지켰다.

민간 의료기관의 경우 의료용이 아닌 가정용 냉장고를 쓰는 비율이 전체의 40.7%에 이르렀으며, 어떤 곳에선 백신 보관용으로 절대로 사용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 기숙사형 냉장고를 썼다. 보건소는 84.2%가 의료용 냉장고를 쓰고 있었다. 또 보건소 13곳에서 한달 이상 보관된 백신을 수거해 조사해본 결과, 바이러스 역가(바이러스 증식 수준)는 1200~9750pfu(플라크형성단위)/0.5㎖로 제각각으로 나타났다.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이라면 바이러스 역가가 같아야 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바이러스 역가가 4000pfu/0.5㎖ 미만인 경우도 있었는데, 연구팀은 “백신 함량이 낮아 수두를 예방하지 못하거나 예방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공장 생산과 출하 과정, 공장 출하 뒤 보건소 도착까지의 운송 과정, 보건소 냉장고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마지막 단계인 냉장고뿐 아니라 유통 과정 중 냉장유통 유지 등 전반적 사항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살아 있는 생백신은 독감백신처럼 죽은 백신보다 온도에 더 취약해, 단백질이 변성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예방접종 지침만 내려보낼 게 아니라 백신 전용 냉장고 설치와 유지 비용을 지원해주고 정부에서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상온 노출 가능성이 있는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28일 기준으로 전국 14개 지역에서 873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직전 발표일인 27일(407명)보다 466명이나 증가했다. ‘접종 중단’이 안내되기 시작한 21일 밤 이후 접종자도 268명에 이른다.

최원형 권지담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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