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조선업종노조연대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조선노동자 살리기 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하자, 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은 “당사자(노조)가 배제된 일방적인 매각이자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매각”이라고 반발했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조연대 주최 집회에서 정상헌 대우조선지회장은 “대우조선 매각을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알았다”며 “십수년동안 회사 매각 논의에 당사자(노조)를 포함하도록 주장했지만 한 차례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는 전혀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낮은 인수대금으로) 한화 재벌에 특혜를 주는 일방적인 매각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 노조 참여 보장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또 고용 불안을 우려하며 국외자본에 매각하거나 특수선(군함·잠수함 등)과 상선 부문을 나눠 파는 데 반대해왔다. 2019년 같은 조선업 기업인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할 당시엔 구조조정 우려와 헐값 매각 등을 이유로 대대적인 반대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엔 노조 반발이 거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국내 자본인데다, 사업 부문 분리가 아닌 ‘통째’ 매각이기 때문이다. 또 같은 조선업 기업에 매각 추진이 아니므로 고용조정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노조 관계자는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하는 중이지만,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하던 때와 분위기가 다른 것이 사실”이라며 “매각 과정에서 고용보장이 확실한 전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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