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4일 서울 새문안로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윤석열 정부가 ‘조직 슬림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김문수 위원장이 이끄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전문위원(전문임기제공무원)은 종전보다 3명 더 증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증원 인력 3명은 모두 ‘홍보 업무’를 맡게 되는데, 취임 이후에도 색깔론·종북몰이 발언 등 부적절한 행보를 보인 김 위원장이 경사노위를 자신의 홍보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직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1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경사노위는 행정안전부와의 정원 협의를 거쳐 국내·외 홍보 업무를 맡는 전문위원을 3명 더 늘리기로 했다. 이전까지 전문위원 16명 가운데 5명이 대외협력·홍보 업무를 맡았는데, 여기에 홍보인력 3명이 추가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부 부처·공공기관의 ‘조직 슬림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경사노위는 ‘2년 한시’이긴 하지만 인력이 증원된 셈이다.
특히 홍보인력 증원은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4일 취임식 이후 기자들을 만나 “사람들이 경사노위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며 대외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취임 전 ‘김문수티브이(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김 위원장은 ‘온라인 홍보’를 잘하는 인력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사노위 안팎에선 홍보인력 충원이 김 위원장의 ‘자기 정치’ 행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김 위원장은 취임 뒤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같은 정치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경사노위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경사노위가 사실상 ‘김문수티브이(TV)’가 됐다”며 “위원장은 노·사·정·공익위원 17명을 대표하는 사람인데 마치 자신의 조직처럼 경사노위를 운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증원된 홍보인력을 바탕으로 경사노위 안에 별도 홍보조직을 만들기 위한 운영세칙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운영세칙 개정을 위해선 노·사 단체 부대표급과 정부 차관급 대표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의결과 노·사·정 대표자로 구성된 본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경사노위가 (홍보조직 신설을 위한) 운영세칙 개정, 운영위원회·본위원회 개최 등에 대해 알려온 바는 없다”며 “경사노위 홍보를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는지는 판단하기 나름이겠지만, (충원된) 홍보인력을 (위원장) 개인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측근 챙기기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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