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020년 11월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산재로 사망한 99명의 영정을 의자에 놓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아파트 브랜드 ‘이편한 세상’ 건설사인 디엘이앤씨(DL E&C·옛 대림산업) 건설현장에서 하청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디엘이앤씨 건설현장에서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8번째 사망 사고이자, 지난 4일 하청 노동자가 숨진 지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고용노동부는 11일 부산 연제구 소재 아파트 재개발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하청 노동자 ㄱ(29)씨가 중대재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20m 높이 아파트 6층에서 창호 교체 작업을 하다가 창호와 함께 1층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했다. 해당 공사 현장은 공사 금액 50억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앞서 디엘이앤씨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7건의 사망 사고가 났다. 지난해 3월 서울 종로구 소재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전선 포설 작업 중 전선 드럼(전선을 감는 나무통)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한달여 뒤에는 경기 과천시 건설 현장에서 굴착기와 기둥 사이에 끼여 노동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8월에도 경기 안양시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펌프카 붐대가 부러져 이에 맞은 노동자 2명이 숨지고, 10월에는 경기 광주시 건설 현장에서 이동식 크레인 붐대 연장 작업을 하다가 3m 아래로 추락한 노동자가 숨졌다. 올해 7월에는 경기 의정부시 소재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장비를 올리는 작업 중 이를 지지하던 콘크리트가 무너지면서 장비에 깔린 노동자가 숨졌다.
노동부는 해당 사고 발생 이후 디엘이앤씨가 시공하고 있는 전국 모든 현장에 대한 일제 감독을 7월 중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부는 79개소에 대한 감독은 마친 상황이지만, 아직 감독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에도 서울 서초구 소재 건설 현장에서 전기실 양수작업 중 물에 빠진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또다시 일주일 만에 사망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노동부는 사고 현장에 작업중지 조처를 내리고 사고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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