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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잠 못드는 평택공장…희망퇴직 규모 ‘막판 쟁점’

등록 2009-07-31 20:05수정 2009-07-31 22:31

쌍용차 노사 협상 이틀째인 3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앞에서 공장 밖으로 나온 노동자들이 다시 공장안으로 들어가게 해 줄것을 촉구하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쌍용차 노사 협상 이틀째인 3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앞에서 공장 밖으로 나온 노동자들이 다시 공장안으로 들어가게 해 줄것을 촉구하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쌍용차 마라톤협상
회사 “최소한 400명” 노조 “개인 선택따라”
영업직 전환·분사 등 상당 부분 이견 좁혀
쌍용자동차 노사가 31일 이틀째 마라톤 협상을 통해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혀가고 있다. 하지만 막판 쟁점으로 떠오른 희망퇴직자 범위를 놓고서는 양쪽이 팽팽히 맞섰다. 언론보도 내용을 부인하거나 회의 재개 시간을 두고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등 날카로운 모습도 눈에 띄었다.

“덥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첫날 협상장에 들어갔던 한 관계자의 말이다. 바깥의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본협상과 실무협상이 각각 진행되는 컨테이너 안은 처음에 에어컨이 가동 안 돼 한때 40도까지 육박했다. 노사 협상단은 지난 30일 아침 9시에 첫 회의를 시작한 이래 31일 밤늦게까지 3시간여씩 5차례에 걸쳐 접점 찾기를 시도했다. 30일 밤 10시부터 이어진 협상은 이튿날 새벽 1시를 넘겨 끝났다. 새벽 4시부터 3시간 동안 재개된 협상은 저녁 7시30분에 다시 열렸다. 체력적으로 지쳐 있는 상태지만 대화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 노사 모두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정해진 시한은 아니지만 협력업체들이 이달 말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파산신청을 하겠다고 해 노사 모두 이날을 데드라인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쪽 역시 “협상이 다음주로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노사 양쪽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현재 영업직 전환과 분사 등의 안건에 대해선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애초 회사는 지난달 최종안에서 “320명에 대해 (퇴직 뒤) 영업직 전환과 분사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이들에 대한 고용관계 유지 여부를 두고 양쪽이 의견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가 최소한 명예퇴직자가 400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노조 쪽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회사로선 제3자 매각을 위해선 구조조정 인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 쪽은 “원래 삼일회계법인이 산정한 잉여인력 자체가 객관적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은데다 전원이 무급휴직을 해도 추가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며 “쌍용차를 통해 정부가 노동유연화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관련영상] 최루액 맞은 쌍용차 노조원들, 피부에 진물 투성이

현재 노사 양쪽은 정리해고, 비정규직 고용승계,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포함해 5개 안건에 대해 논의를 벌이고 있다.


협상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양쪽 모두 언론보도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확인되지 않은 협상 내용이 밖으로 새어나갈 경우 초래할 노조원과 직원들의 동요를 우려해 취한 조처인 것으로 보인다. 회의 시간을 두고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회사 쪽 최상진 상무는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나오는 40%까지 무급휴직 제안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는데, 이 또한 정해진 방침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또한 언론에 나온 정부 관계자 발언을 확인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침 7시 정회 이후 오후 회의 재개 시간을 잡는 것을 두곤, 노조 쪽이 오후 2시 회의 재개를 정해진 시간보다 뒤늦게 제안해놓고 언론에 알렸다며 회사 쪽이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는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후 늦게까지 회의 재개 시간을 정하지 않았다. 이는 쉬는 시간마다 양쪽이 각각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두고 다시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 노사가 조금씩 양보안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협상장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김영희 기자, 평택/홍용덕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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