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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미디어 전망대] 언론의 전문성과 신뢰도 / 김춘식

등록 2017-06-15 13:54수정 2017-07-06 10:26

김춘식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2016년 7월26일 <티브이조선>의 ‘미르재단의 설립 및 기업 모금’ 보도 이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거쳐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는 미디어를 통한 권력 견제(혹은 통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지켜봤다.

먼저, 전통 미디어가 여타 매체에 비해 정치 환경감시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재삼 확인했다. 취재 역량과 뉴스 가치 판단, 그리고 문제점 진단과 해결책 제안의 모든 측면에서 여타 미디어를 압도했고, 이는 언론계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한겨레·티브이조선·제이티비시 제48회 한국기자상 공동수상). 둘째, 취재 인력과 재정만이 좋은 저널리즘 실천을 보장하는 핵심 변인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두 종편채널과 종이신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지상파 방송과 ‘조중동’(‘신문산업 실태조사’)은 정치적 영향력에 걸맞은 저널리즘 실천을 보여주지 못했다. 셋째, 뉴스 생산보다 뉴스 유통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관찰했다. 전통 미디어의 뉴스를 직접 읽고 보는 수용자 규모가 줄어든 반면 메시징 서비스(카카오톡, 라인)와 에스엔에스(밴드,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가 새로운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 등장해 인터넷을 통한 뉴스 이용자는 미디어 이용자의 73.7%를 차지했다(‘2016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넷째, 시민들이 에스엔에스와 메시징 서비스를 통해 전파된 ‘좋은 뉴스’와 ‘가짜 뉴스’ 둘 모두에 반응한다는 것도 체험했다. 실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가짜 뉴스’가 사실이라고 믿는 시민들이 많았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탄핵에 반대하거나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한겨레 2016년 12월31일치 18면 ‘뉴스분석, 왜?’). 다섯째, 생산된 뉴스가 시민에 의해 선택되어야만 뉴스로부터의 학습이 발생하고 종국적으로 여론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좋은 뉴스 생산 및 유통의 필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 즉, 언론은 좋은 뉴스를 만들고 생산된 좋은 뉴스들이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유통될 때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추동하는 유의미한 여론 형성이 가능한 순환과정을 우리는 직접 경험했다.

그런데 탄핵 국면에서 발군의 역량을 발휘한 매체에 대한 칭찬의 목소리를 지금은 들을 수 없다(미디어오늘-에스티아이 조사). 표현을 빌리자면 <제이티비시>는 기획부동산 ‘노룩 취재’로 인해 ‘가짜 뉴스’ 논란에 휘말렸고 한겨레는 ‘문빠’의 ‘한경오 프레임’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순 오류(경향신문의 ‘팔사오입’)나 기자 개인의 부적절한 태도(한겨레, 오마이뉴스)가 ‘한경오 프레임’ 확산의 원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동의하기 힘들다. 언론사 소속으로 공식 취재원과 전문가 취재원에 대한 접근권을 독점한 기자가 생산한 뉴스들이 온라인 뉴스 이용자의 취재 검증 과정에서 ‘가짜 뉴스’로 판명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언론에 대한 신뢰 회복 방안을 <뉴욕 타임스>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구독자가 2016년 4분기에만 27만6천명이 증가했다 한다(<뉴욕 타임스> 2017년 2월2일). 트럼프 통치 행위에 공포와 불안감 혹은 분노를 느낀 이들이 증폭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신뢰할 만한 정보원을 찾아 나선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언론은 독자나 시청자들이 믿고 소비할 수 있는 좋은 뉴스를 생산해야 한다. 전문성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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