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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주재기자 왜 아직 없나요?” 궁금하신 분들에게

등록 2018-05-15 05:00수정 2018-05-18 10:12

한겨레-언론학회 ‘또 다른 30년’ 공동세미나

<한겨레>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한국언론학회와 공동으로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겨레와 한국 사회, 또 다른 30년’이라는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한겨레의 혁신과 도전 30년이 한국 언론과 사회에 끼친 영향을 평가하고 앞으로 젊은층과 소통하며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로까지 뻗어나가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창간주주
남북정상회담 뒤 환경 좋아지고 있어…통일 대비한 논의 절실
독자
출장 가보면 한겨레 보이질 않아…신문 배포도 신경을
주주
앞으로 30년 대비 방송에 진출할 길 마련했으면

■ 한국 언론 혁신의 아이콘

김위근 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한겨레 혁신이 우리 언론 변화에 미친 영향과 함의’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그는 “1988년 5월15일 <한겨레> 창간은 우리 현대 언론사의 일대 사건이었다. 세계 유례없는 국민주로 창간된 한겨레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산제작방식(CTS), 한글 전용과 가로쓰기 등 지금은 당연하지만 당시는 혁신, 어쩌면 도전이란 단어가 더 어울리는 일들을 했다”고 평했다.

대사회영역 혁신은 시민편집인제, 열린편집위원회 도입 등 시민에 대한 복무성의 강화가 핵심이라고 봤다. 그는 “한겨레가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하는 언론매체라는 새로운 상을 만들며 시민과 스킨십하기 위한 방안을 다양하게 시도했다”고 진단했다.

김위근 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한겨레가 창간 초기엔 저널리즘·경영·대사회 균형 잘 이뤘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 교수
오늘날 언론계에서 촌지 사라진 것도 한겨레 영향 커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 교수
국민주주 6만9508명 점점 노령화…젊은 주주 유입을

한겨레의 이런 혁신성이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빛이 바랬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뒤따랐다. 그는 진보담론을 생산해내는 매체가 많이 생기고, 독자 프레임이 고정되었다는 ‘확장성 제한’과 ‘위협받는 독보성’이라는 한겨레 구성원의 내부 진단을 살폈다. 김 위원은 한겨레가 창간 초기엔 저널리즘, 경영, 대사회영역에서 균형을 잘 이뤘다면 환경이 변화하면서 어느 하나에 집중하거나 소홀하게 되었다며 “한겨레의 혁신 진단과 제안은 제도적 접근을 통해 이 세 영역의 균형을 맞추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미나 사회자인 권혁남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는 “한겨레는 창간 당시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저널리즘 차원에서 보면 편집권 확보와 함께 촌지 거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당시에 한겨레 기자 때문에 못살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오늘날 언론계에서 촌지가 사라진 것도 한겨레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 국민주주 바탕 정치권력·자본에 독립

두번째 발표는 홍성철 경기대 교수(미디어영상학)의 ‘한겨레신문 국민주주 연구’였다. 한겨레의 주주 구성은 국민주주 70.67%, 사원주주 21.65%, 자사주 7.68%이다. 한겨레가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도 국민주주 6만9508명의 후원과 지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주주 연령대는 창간 때 20~30대가 절대다수였다면 2002년에는 30~40대 중년으로, 2018년엔 50~60대로 이동했다. 홍 교수는 이에 대해 “국민주주가 노령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젊은 주주들의 목소리 유입으로 젊은 어젠다를 제시해야 하고, 국민주 언론에 맞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국민주주와 사원주주가 상생하는 모델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리 도모오미 오타니대 교수
저널리즘엔 국경 없어…동아시아로 시선 넓혀라
정인선 미디어 스타트업 디퍼 대표
종이신문 보는 사람 사무실에서 나뿐…젊은층과 적극 소통을
김진희 노무법인 벽성 대표
진보언론 많아지니 독자수 적어진 거지, 독자층 얇아진 건 아냐
이주현 한겨레 대중문화팀장
객관·중립성 견지와 개혁지지 독자들 사이 균형잡기 어려움

세번째 발표는 일본인 모리 도모오미 오타니대 교수의 ‘한국 저널리즘의 현실과 한겨레의 역사적 역할’이었다. 그는 “민주, 민중, 민족언론을 지향해온 한겨레가 이제는 한반도뿐 아니라 동아시아로 시선과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널리스트에게는 국적은 있지만 저널리즘에는 국경이 없다며 한겨레가 지금 지닌 가치관을 확대해 동아시아 시민공동체로의 지향을 주문했다.

토론자들도 냉정한 진단을 했다. 정인선 미디어 스타트업 디퍼 대표는 “아침에 늘 종이신문을 1~2시간 읽으며 그날의 이슈를 파악하곤 했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들이 뉴스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부분 디지털로 챙긴다”며 한겨레가 젊은층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을 희망했다. 김진희 노무법인 벽성 대표는 ‘확장성 제한’ ‘위협적인 독보성’ 등 한겨레 내부의 진단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촛불혁명을 겪으며 독자층이 더 넓어졌다고 본다. 다만 진보언론이 많아지다 보니 언론사와 경쟁하면서 독자 수가 적어진 것이지 독자층이 얇아진 것은 아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 한겨레 평양지국은 언제 생기나

이주현 <한겨레> 대중문화팀장은 “2016~2017년 촛불은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겨레신문이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해선 사회 변화와 발맞춰 가거나 때론 반보 앞서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으로서 객관성·중립성을 견지해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역할과 민주개혁 세력을 지지하는 독자들과의 소통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신문의 위기와 저널리즘의 위기는 다르기 때문에 한겨레의 정체성을 토대로 독자들의 정서에 공감하는 새로운 감수성을 채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한겨레 주주와 독자들이 대거 참여해 한겨레 앞날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창간주주이자 30년 독자 김옥남씨는 “매일 새벽마다 한겨레를 읽어야 직성이 풀린다. 오늘 또 다른 30년을 거론하며 통일 관련한 이야기가 없다. 한겨레 창간 1주년 때 시민의 소리로 평양 주재기자를 제안했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조처가 없다. 남북정상회담 뒤 연락사무소 설치 등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북한 주민 1500만명이 있는데 한겨레가 통일 대비 대북한 확장성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광명에서 온 한 독자는 “난 새벽 3시30분에 신문을 보는데, 늘 1면 광고부터 챙기게 된다. 출장을 가서도 호텔 로비에서 한겨레신문을 찾는데 없는 경우가 많다. 대중 이용이 많은 지역의 신문 배포에도 신경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앞으로 30년을 대비해 다른 언론사와 협력하는 공유제 방식으로 방송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사회자인 권혁남 교수는 다매체 시대를 맞아 “온라인 신문으로 확장한 <뉴욕 타임스>의 성공 사례나 보도채널 등 플랫폼을 다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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