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1텔레비전의 매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 KBS 제공.
공영방송 <한국방송>(KBS) 1텔레비전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저널리즘토크쇼 제이(J)>가 관심을 끈다. 저널리즘 학자와 언론인이 함께 뉴스를 평가하는 방식이 인상적이고, 토크쇼 포맷을 채택해 나름의 재미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스물 한 차례에 걸쳐 언론 보도 비평에서부터 재벌과 언론 간 관계 진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공영방송의 저널리즘 비평이 한국 언론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하기를 소망하면서 다음의 몇 가지를 제언한다.
첫째, 재미보다는 전문성이 먼저다. 11월 말까지 평균 시청률이 2%대 후반이었다. 방영시간이 일요일 밤 10시반이고 50분 동안 저널리즘 영역을 다룬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성적이라 말할 수 없다. 프로그램의 목적이 비평을 통한 저널리즘 신뢰 향상에 있다면 전문성을 갖춘 참가자들이 이론과 데이터 그리고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언론의 저널리즘 실천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 잘못된 저널리즘 관행이 특정 언론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른 바 ‘조중동’으로 통칭되는 보수 언론과 진보적 논조의 신문이 편드는 정치적·사회적 가치가 상이하지만 사안을 보도하는 접근법이 다를 수 없다. 팩트를 중시하고 읽는 이가 맥락을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런데 적지 않은 기자들이 정해진 논조를 뒷받침 해주는 취재원을 익명으로 처리하고 내용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생략하여 기사에 인용한다. 파편화된 사실들을 연결시켜 인과적 관계를 지닌다고 해석하고 평가하는 관행을 반복한다. 따라서 특정 매체의 뉴스만을 집중적으로 선별하여 비판하는 편가르기 비평을 삼가야 한다.
셋째, 좋은 뉴스를 적극 발굴하고 모범적인 사례를 소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제이티비시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자와 언론사에게 긍정적인 사회적 평판만큼 훌륭한 보상은 없다. 좋은 뉴스 보도가 기자와 언론사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평판으로 이어지도록 가교 역할을 한다면 저널리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셈이다.
넷째, 공영방송의 저널리즘에 대한 비평을 강화하라. 지상파방송이 그토록 폄훼했던 한 종편 채널의 저널리즘 실천이 공영방송보다 더 낫다는 사회적 평가가 함의하는 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정치적 자율성이 이전보다 나아졌다지만 공영방송의 저널리즘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해결책 모색이 가능하다. 정당이 지배하는 공영방송의 거버넌스를 바꾸는 것 이상의 개혁이 요구된다는 점을 짚어야 한다. 권력 감시 기능을 중시해도 뉴스 가치 판단 측면에서 기자들이 온전한 자율성을 누리지 못한다면 좋은 저널리즘 실천은 불가능하다.
언론사가 넘쳐나지만 좋은 뉴스 만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저널리즘 토크쇼 제이가 이러한 현실 개선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