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미디어

‘오남진’(50대·진보·남성) 넘어서는 ‘한겨레 라이브’ 되길

등록 2019-07-15 10:08수정 2019-07-15 10:18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 9차 회의
‘한겨레 라이브’ 등 영상 콘텐츠 집중 평가
신문사가 영상 뉴스를 매일 생방송으로 한다? <한겨레>가 오는 17일부터 이 도전에 나선다. 1층에서 윤전기가 내일치 종이 신문을 찍어낼 준비를 하는 오후 6시, 같은 건물 5층 스튜디오에서 ‘내일의 뉴스’를 미리 담아 생방송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이 도전에 대해, 도전을 앞두고 내보낸 시험 방송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한겨레가 만들어온 영상 콘텐츠에 대해 열린편집위원들이 거침없이 의견을 쏟아냈다. 한겨레 제7기 열린편집위원회의 아홉번째 회의는 지난 10일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신광영 위원장(중앙대 교수·사회학), 김제선 위원(희망제작소 소장), 안지애 위원(<한겨레:온> 편집위원), 정민영 위원(변호사·법무법인 덕수), 진민정 위원(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최서윤 위원(작가), 최선목 위원(한화그룹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사장), 김종구 편집인, 김보협 영상부문장이 참석했다.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제 7기 열린편집위원회의 아홉번째 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제 7기 열린편집위원회의 아홉번째 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17일부터 매일 오후 6시 생방송
현장기자 생생한 취재기 기대
시험방송 보니 ‘진지함’ 걱정돼

신광영 위원장 17일부터 시작하는 ‘한겨레 라이브’에 대해 논의해보겠다. 한겨레에서 새롭게 역점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완점이나 새로운 제안을 내면 도움이 될 것이다.

김보협 영상부문장 올해부터 영상부문장을 맡으면서 한겨레의 데일리 라이브 뉴스 프로그램 진행까지 담당하게 됐다. 대표이사와 편집국장이 제게 진행 책임도 맡아달라는 의미에서 “한겨레의 손석희가 돼달라”는 이야기도 했다. 17일 방송을 앞두고, 여러 방식으로 시험방송을 하고 있다. 오후 6시부터 1시간 정도 방송을 진행한다. 2009년 개국해 ‘김어준의 파파이스’ 등을 제작해온 ‘한겨레티브이(TV)’ 채널(www.hanitv.com)을 통해서다. 주요 플랫폼은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이다. ‘월화수목’은 라이브 뉴스 방식이고, 금요일은 주말판 성격으로 외부인사와 함께 감성, 문화가 있는 뉴스 형식으로 만들어보려 한다. 여러 가지 뉴스를 기자가 스탠딩 리포트로 보여드리는 기존 방송과 달리 이슈집중형 뉴스토크쇼의 형태가 될 것이다. 송채경화 기자가 그 시간까지 화제가 되고 있는 한겨레 주요 콘텐츠를 소개하고 이후 기획기사나 단독기사 등을 직접 취재한 기자가 나와 핵심 내용과 함께 취재기, 뒷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진민정 전체적으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20대들과 이야기해보니 신문을 읽지 않고 뉴스를 보지 않는 이유가 대부분 지루하거나, 재미없거나,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라더라. 한겨레티브이를 보니 “북한 관련 뉴스에 왜 오보가 많은가” 등 이슈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는 점이 좋았다. 한겨레 라이브 시험방송도 현장 기자들이 자신들의 취재기를 들려줘 생동감이 있더라.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경쾌하거나 친숙하지 않고 너무 진지하다는 점이다.

정민영 ‘한겨레 라이브’ 앞부분에 배치되는 ‘송채경화 기자의 레인보우’ 시험방송을 봤는데 한겨레에서 많이 읽힌 기사를 소개하더라. 그런데 한겨레 웹사이트에서 많이 읽힌 기사가 시청자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 영상인데 웹사이트에 의존하는 형태처럼 비칠 것 같다. 또 유튜브에서 10분이 넘는 영상은 피로감이 느껴져 잘 보지 않는데 앞으로 ‘한겨레 라이브’의 편집, 재가공이 핵심이 아닐까 싶다.

진민정 송채경화 기자의 코너는 목소리가 밝고 또렷하고 말이 빨라서 지루할 틈이 없더라. 동영상 플랫폼에 최적화된 코너가 아닌가 생각했다. 많이 읽힌 기사보다도 퀄리티 높은 기사들을 소개해주면 좋겠다. 최근에 강원도 산불 이후 상황을 다룬 기사를 인상 깊게 봤는데 그런 기사를 소개해달라.

최서윤 영상을 보며 편집인력을 보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리밍을 그대로 올리기보다 편집을 해서 임팩트 있는 부분만 올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스튜디오에도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 차라리 예전처럼 검은 배경이 낫다는 생각도 든다. 또 조명, 음향, 자막 등이 미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분간은 패널을 초대할 때 발음과 발성이 뛰어난 이들을 중심으로 했으면 좋겠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제 7기 열린편집위원회의 아홉번째 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제 7기 열린편집위원회의 아홉번째 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지면→영상’ 아닌 ‘영상→지면’
중심을 바꾸려는 고민 필요해
일방향 전달 아닌 참여형으로

김제선 만약 한겨레가 50대 진보 남성, 소위 ‘오남진’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런 영상물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 ‘오남진’들은 30분이 넘는 영상을 견딜 수 없다. 문자가 익숙한 세대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면 ‘오남진’이 아니라 새로운 대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 단순히 한겨레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려서 전달한다는 취지 정도로는 실패한다고 본다. 한겨레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참여자를 등장시키고 한국 사회 향후 진보의 가치와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것을 강화하는 방향부터 설정하는 게 좋다. 유튜브로 먼저 선보이고 그것을 나중에 신문에 싣는다는 취지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중심’을 바꾸는 고민일 것이다.

최서윤 인터뷰이를 미리 방송에 출연시키고 나중에 종이에 싣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싸움, 설전을 좋아한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너무 점잖지 않나 싶다.

김제선 새로운 매체에 도전한다면 생산 방식 자체를 어떻게 바꿀까 하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 한겨레티브이가 지면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근거가 될 만한 과감한 투자와 운영이 필요하다. 지금 미디어 환경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영상부문의 독립성을 많이 보장해줘야 한다. 한겨레 종이신문을 유튜브로 실어 전달하는 것은 성공률이 높지 않다. 한겨레티브이가 시청자 참여의 기본구조를 고민하지 않고 일방향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김보협 영상부문장 17일 첫 방송 될 기획기사 ‘글로벌 기업의 민낯’은 이전 취재 방식과 달리 영상팀이 탐사팀과 함께 취재를 했다. 지금까지는 웹과 모바일로 먼저 뉴스를 공급하는 디지털 뉴스를 지향했다. 하지만 이제는 ‘라이브 퍼스트’다. 내일 아침 지면에 실릴 내용을 오늘 저녁에 방송해 예습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을 지향한다. 신문에 있는 콘텐츠를 다음날 방송에 그대로 올리는 것과는 또 다를 것이다.

안지애 한겨레 라이브 스튜디오를 봤을 때 ‘올드한 감성’이라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었다. 아예 옛날 감성으로 나가려고 하는 건가? 아예 그렇게 방향을 트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 지금 한겨레티브이 채널을 보면 카테고리를 재편해 좀 정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분류가 되지 않아 보기가 불편했다.

■ 문화, 인문학 등 주제 폭 넓혀
효용감 느껴지는 방송 만들길
한국영화 100선 영상도 보고파

정민영 제한된 인력을 가지고 나름대로 방송이 살아날 수 있는 선례로 ‘김현정의 뉴스쇼’가 떠올랐다. 그 프로그램의 강점은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들을 섭외하는 능력이다. 이런 부분을 기자들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섭외해보면 어떨까 싶다.

신광영 위원장 한겨레 매체 자체로만 성공한 것들이 좋은 선례가 될 것 같다. <씨네21>의 경우 한겨레가 가진 정치 이미지와는 다른 이미지를 선보였다. 요새는 정치만큼이나 문화 예술, 스포츠, 건강 등의 콘텐츠가 중요하다. 대중문화 쪽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서 인터뷰를 하거나 뉴스를 기획하면 좋을 것 같다.

진민정 밀레니얼 세대뿐만 아니라 바쁘게 살면서 짧은 시간을 이용해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선택 계기가 매우 중요하다. 들으면서 지식이 되고 똑똑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한겨레 내부에도 문화나 인문학적 내용을 가지고 영상에 등장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안지애 한겨레가 콘텐츠 자체는 정말 좋다. 다만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지난달 27일치 ‘봉준호, 칸 정상에 서다’ 기사에서도 아쉬웠던 게 관련 동영상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었다. 전화 인터뷰라도, 직접 인터뷰했던 스케치라도 다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지면에 ‘한국영화 100선’을 다루고 있는데 이 내용을 영상으로 활용해 업로드했으면 좋겠다.

김제선 지금까지 나왔던 내용들을 실현하려면 매우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한번에 크게 대박난다는 접근이 아니더라도 차별화된 시청자의 참여 방식이 중요하다. 제작 여건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영상을 만드는 이들이 한겨레에 소속된 직원이라는 생각을 넘어 우리가 한겨레를 이끌어간다는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광영 위원장 출퇴근길에 소리만 들을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진민정 여태까지 성공한 케이스를 보면 엄청난 비전을 가지고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냥 “거기서 너희 놀아라” 식의, 편안하고 창의적인 것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작자들끼리 재밌어서 만든 것이 사람들이 느끼기에도 재미가 있다.

김보협 영상부문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열린편집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보협 영상부문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열린편집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밝고 짧고 재밌는 뉴스보다는
한겨레 정체성 지키는 뉴스 되길
시청자와 소통하며 진화할 것

최선목 밝고 짧고 재밌는 콘텐츠는 이미 무수히 많다. 그중의 하나가 될 것인가, 아니면 한겨레의 정체성과 아이덴티티를 지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3분, 5분짜리 영상을 가지고는 ‘듣다 보면 똑똑해지는’ 경험을 할 수 없다. 재미만을 생각해선 안 된다. 젊은 대학생 15명을 선발해서 의견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들이 재미에만 치우치진 않더라. 진정성, 가치도 중시한다. 댓글을 다는 ‘1퍼센트’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보고 듣고 침묵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타기팅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한겨레의 영상 자료들이 100년이 지난 이후에도 역사적 고증이 될 만한 내용이었으면, 그리고 한겨레답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콘텐츠라면 좋겠다. 또한 시청자가 판단할 여지를 주는 영상이어야 한다.

김종구 편집인 좀 길게 보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콘텐츠 전달 수단을 만든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 한다. 정통 저널리즘에 기반을 두되 플랫폼은 새롭게 활용하는 시도가 될 것이다.

김보협 영상부문장 ‘한겨레 라이브’의 지향점은 시청자와 소통하며 함께 진화하는 뉴스다. 한겨레 콘텐츠를 실어나르는 새롭고 강력한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정리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녹취 채진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이재명 ‘선거법 위반’ 결심 공판에 아이유·이문세·허경영 언급 왜? 1.

이재명 ‘선거법 위반’ 결심 공판에 아이유·이문세·허경영 언급 왜?

“그럴거면 의대 갔어야…건방진 것들” 막나가는 의협 부회장 2.

“그럴거면 의대 갔어야…건방진 것들” 막나가는 의협 부회장

폭염 요란하게 씻어간다…태풍 풀라산 주말 강풍, 폭우 3.

폭염 요란하게 씻어간다…태풍 풀라산 주말 강풍, 폭우

강남역서 실신한 배우 “끝까지 돌봐주신 시민 두 분께…” 4.

강남역서 실신한 배우 “끝까지 돌봐주신 시민 두 분께…”

“윤 정권, 남은 임기 죽음처럼 길어”…원로 시국선언 5.

“윤 정권, 남은 임기 죽음처럼 길어”…원로 시국선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