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회사 전문 서양사학자 이영석 광주대 명예교수가 지난 13일 오전 9시39분께 전주예수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9.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성균관대 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고, 1989년 산업혁명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광주대 교양학부와 외국어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2019년 정년퇴직했다. 이후 연세대에서 영국사와 서양사를 강의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클레어홀과 울프슨칼리지 초빙교수를 지냈고, 한국서양사학회와 도시사학회 회장도 맡았다.
생전 ‘영국사학회지’ 인터뷰에서 고인은 대학 4학년 때인 1979년 ‘남민전 사건’에 연루됐을 때 친구의 도움으로 구속을 피한 것을 계기로 “친구는 감옥에 있는데 나태하게 살 수 없다고 다그치며 학문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1주일 전 에필로그를 쓴 <사회사로의 초대>(푸른역사)가 마지막 유작이 됐다. 그는 리처드 에번스의 <역사학을 위한 변론>(1999·소나무)을 번역한 것을 계기로 사회사·생활사 연구로 관심을 넓혀, <다시 돌아본 자본의 시대>(1999), <역사가가 그린 근대의 풍경>(2003) 등을 펴냈다. <영국민중사>(1989), <잉글랜드 풍경의 형성>(2007),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2020) 등 번역서도 남겼다.
유족은 부인 최옥희씨와 아들 승일씨, 며느리 홍현희씨 등이 있다. 빈소는 전주 효자장례타운, 발인은 17일 오전 11시, 수목장 예정이다. (063)228-4441.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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