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이의 발자취] 한국 장애학을 사랑한 일본 장애학자 다테이와 신야 교수를 기리며
2018년 대만 국제장애학 포럼교류회에서 다테이와 신야(왼쪽) 교수와 대화하는 필자. 필자 제공
일본 장애인복지 전공자의 필독서
연구 기반 ‘생존학 형성거점’ 만들어
장애계의 인정·존경받았던 연구자 한국 장애인운동가·연구회 교류하며
한·일 함께 여는 세계장애학회 꿈꿔 필자가 리쓰메이칸대 첨단종합학술연구과에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입학한 2007년은 마침 글로벌 시오이 프로그램이 시작할 시기였습니다. 1999년부터 한·일 장애인자립생활운동 교류에 깊이 참여해왔던 필자의 입학을 계기로 고인은 한국장애인운동과 교류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1980년대 중반부터 사회변혁운동으로서 장애운동을 꿈꿨던 우리나라 장애인 운동가들과 교류하면서 고인은 질문하고 또 질문했습니다. 경증의 청년 장애인 운동가들이 운동 조직을 만들고 통합을 반복하면서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와 철학이 무엇이었고, 그들의 경험은 어떻게 2000년대 중증 장애인 자립생활운동과 연결됐는지 궁금해했습니다. 교류를 통해 파악한 우리나라 장애인 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매우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장애학 연구자들과 교류도 시작했습니다. 2009년부터 조한진 대구대 교수가 중심이 돼 만든 장애학연구회(현 한국장애학회)와 매년 서로의 연구 경험을 공유해 왔습니다. 2018년에는 고인이 회장으로 있던 일본장애학회와 한국장애학회가 협약(MOU)을 맺고 본격적으로 학문교류를 시작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사실 고인은 한국장애학회와의 교류를 발전시킨 이후, 한국과 일본이 중심이 돼 세계장애학회를 개최하는 것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고인은 지난 16년 동안 우리나라 장애학과 교류하면서 무엇인가를 전해주기보다 배우고자 했습니다. 특히 일본이 30~40년에 걸쳐 만들어낸 가치와 문화를 한국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만들어냈는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고인이 우리나라 장애학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렵지만, 질병과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삶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연구자의 일임을 알게 해준 것은 매우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8회 동아시아 장애학포럼에서 다테이와 신야(앞에서 둘째줄 왼쪽 셋째) 교수 등 참가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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