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합천 가야산 해인사 전경.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와 부속 사찰 및 암자를 관할하는 해인총림 사부대중(수행승과 재가신도 전체를 이르는 말)이 19일 해인사 전 주지 현응 스님과 관련해 ‘해인총림 참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1200여년의 수행 가풍을 이어온 법보종찰 해인사에서 현응 스님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나고, 그와 더불어 해인사의 청정 수행 도량에서 승풍이 실추되는 사태가 벌어져 해인총림과 불교계의 위상을 크게 추락시키는 일이 발생했다”며 “이에 해인총림 사부대중은 모든 종도와 국민 앞에 진심으로 두손 모아 합장하며 참회문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승풍을 실추시킨 현응 스님은 12일자로 해인사 주지직을 자진 사퇴했으며, 해인총림 임회(총림 최고 의결기구)는 16일 일벌백계의 본으로 현응 스님에게 총림의 최고 징계인 산문출송을 결의했다”며 “해인총림 사부대중은 청정한 수행 가풍을 진작시키고 실추된 승풍 회복을 위해 동안거 해제일까지 대적광전과 각 수행처에서 참회 기도를 통해 여리박빙의 자세로 수행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진흙 속에 연꽃을 피우듯이 자정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갈 것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해 수행자의 본분을 지켜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해인사 주지였던 현응 스님은 성추문에 휘말려 지난 16일 해인사 임회에서 ‘산문출송’(사찰에서 내쫓음)됐다. 조계종 총무원은 이와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해인사 후임 주지직을 둘러싸고 현 주지 쪽과 과거 주지 쪽, 제3의 계파들이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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