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토론회에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관훈클럽 제공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희생자·미수습자 분향소를 포함한 이른바 ‘세월호 천막’을 개선 또는 철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선 “(뜻이) 잘 통하고,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로부터 ‘광화문 세월호 천막을 언제 철거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세월이 오래돼 개선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초 천막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활동하는 데 필요해서 박근혜 정부에서도 동의해 설치하게 됐다. 최근 세월호 조사위원회가 다시 발족했고, 안산에 기념관을 만드는 것이 구체화되면 철거하거나 변형된 형태로 (개선해) 시민들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개선이나 철거 시점을 묻는 말에 “조사위 출범이나 기념관 건립 등과 연관돼 있으니,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2기 특조위)는 지난 3월 첫 회의를 열고 사실상 활동에 들어간 상황이고, 2015년부터 안산시가 검토해 온 세월호 추모공원과 추모기념관 건립 사업은 지난 2월 확정됐다.
박 후보는 문 대통령과 ‘독대를 하는가’란 질문에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만나지 않아도 (뜻이) 잘 통한다고 생각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나 정부에 서울시 출신도 많고,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이) 늘 ‘시장님 생각은 어떠세요’라고 물어, 졸지 못한다.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박원순 양보론’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박 후보는 ‘안 후보에게 (시장직을) 양보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당이 다른데 그럴 수 있는가.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시민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안 후보와는 참으로 좋은 아름다운 인연이 있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지금은) 소속 정당도 다르고, 나아가는 길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후보 자리를 박 후보에게 양보했다.
박 후보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에 대해선 각을 세웠다. 박 후보는 김후보를 향해 ”20세기 관점으로는 대형 교량이나 도로가 건설되는 것이 발전이라 평가됐지만 이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며 “고속성장 시대 낡은 패러다임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 후보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 시장은 임기 전반기 3년을 과거 오세훈, 이명박 전 시장을 부정하는 데 썼고, 두 번째 임기에는 사실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으로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관훈클럽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관훈클럽 제공
박 후보는 서울시장 3선 성공 뒤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택시 요금 인상 계획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택시업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과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며 “서울시 물가위원회, 교통위원회 등 통해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해 (요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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