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7일 미국 코네티컷 웨스트 헤이븐에 위치한 월마트에서 약사가 모더나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내에 도입된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유효기한 만료 등으로 106만회분 가량이 폐기됐고, 이 중 대다수가 모더나사의 백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은 9일 오후 보도자료와 정례브리핑을 통해 전체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량인 약 8167만회 대비 1.3%에 해당하는 약 106만회분의 백신이 유효기간 만료 등으로 폐기됐다고 밝혔다. 폐기된 백신 대다수는 모더나 백신이었다. 앞서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백신 폐기 현황’을 보면,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폐기된 백신 78만1477회분 중 99%에 해당하는 77만4540회분이 모더나 백신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백신 폐기를 두고 “10월에 전 국민 기본접종 일정이 종료되는 시기였고, 신규 (백신접종)예약 규모는 점차 감소했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이 다회용 백신이기 때문에 일별 예약 인원수 이상의 사전 배송이 필요했고, 해동 후에는 냉장 유효기간이 30일로 비교적 짧아 장기간 보관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더나 백신의 폐기가 많은 이유를 두고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모더나 백신의 경우 예방접종센터에서는 접종하지 않고 위탁의료기관에서만 접종을 한다”면서 “9월 18~49살 접종이 끝난 이후에 소아·청소년은 화이자 백신만 접종하게 됨에 따라서 모더나 백신의 잔여백신 활용도가 많이 떨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용량이 감소한 모더나 백신이 주로 폐기됐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접종률을 신속하게 높이고 국민의 접종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일정 부분 백신 폐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백신 폐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접종기관에 선입 선출 원칙에 따른 백신 사용을 지속해서 안내하고, 유효기간이 임박한 백신은 잔여 백신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토록 하는 등의 조처를 하기로 했다. 또 각 위탁 의료기관은 최대 주 3일까지 접종이 가능한 요일을 지정하는 위탁의료기관 요일제도 진행한다. 분산된 예약을 집중시켜 효율적으로 접종하려는 조처다.
아울러 접종기관에 2주에 1회 배송을 하되, 예약된 분량 외 여유 분량은 개별 접종기관이 아닌 보건소로 배송하기로 했다. 개별 의료기관에 백신 여유분을 배송해 발생할 수 있는 폐기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는 지자체‧의료계와 연계해 백신 사용‧공급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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