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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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200만원 받고 육아·가사노동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오는 12월 들어옵니다. 아직은 정부 시범 사업인데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직도 월급 100만원만 주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월급 100만원 가사노동자, 가능할까요? 최저임금을 주면 일하게 해도 괜찮은 걸까요? 황보연 논설위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최저임금을 준다면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들여와도 괜찮은 걸까요?
황보연 기자: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100명을 시범적으로 들여오겠단 건데요. 본사업엔 규모가 커질 수 잇습니다. 지금도 돌봄 일자리는 안 좋은 일자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저임금 외국 인력들이 유입되면 가격 경쟁으로 일자리의 질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국민이 받는 서비스의 질도 저하될 수 있어요.
[The 2] 외국인 가사노동자가 오면 출산율이 올라갈까요?
황보연 기자: 출산율에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정도로 수요가 많을지 미지수입니다. 중국 동포들은 언어 문제가 거의 없고, 우리와 공유하는 문화도 많습니다. 그런데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들과는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젊은 부부들은 단순히 아이를 봐주는 정도가 아니라 정서 발달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요.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 시범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가 주최 공청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The 3] 정부가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출생 문제가 워낙 심각하잖아요.
황보연 기자: 정부가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은 그 외에도 많습니다. 아이돌봄서비스라고 가정에 육아도우미를 보내주는 공공 돌봄 제도가 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서, 평균 3개월씩 대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국공립어린이집도 아동 인구의 절반은 받아야 하는데, 20%밖에 수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도 대기가 길고요.
가장 중요한 건 성평등한 일과 가정의 양립입니다. 엄마와 아빠는 다 야근시키고 외국인 가사노동자로 해결하자?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정부가 이 제도의 모델로 삼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잘 보여줍니다. 홍콩 합계출산율은
0.75명, 싱가포르는 1.02명입니다. 우리나라(0.78명) 못지 않는 세계적 저출산 국가죠.
[The 4] 정부가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이상 주기로 했잖아요. 그런데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저임금을 줘선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황보연 기자: 정부는 국제 사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거든요. 한국이 가입한 국제노동기구(ILO)엔 ‘가사노동협약’이 있습니다. 이 협약은 “가사노동자도 최저임금을 받아야 한다”,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규정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외국인에게 최저임금제를 적용하지 않는 나라가 없기도 하고요. 홍콩과 싱가포르는 OECD 회원국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아직도 포기할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월 100만원이 아니면 부모들에게 만족스러운 효과를 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는 외국인 가사노동자에겐 고용허가제 적용을 받지않는 비자를 발급하자고 합니다. 그런 다음
각 가정이 그들을 고용하게 하면 최저임금을 안 줘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정부가 이대로 했다간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The 5] 일할 사람이 줄고 있잖아요. 외국인 노동자를 더 고용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황보연 기자: 안 그래도 정부가 요양보호사나 택배 기사 충원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들여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임금은 낮고, 노동시간은 길고, 위험한 일자리죠. 그런데 정부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게 아니라 싼값에 외국인을 들여와 해결할 생각만 하는 겁니다.
아직 내국인 중에서도 일할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여성과 고령자가 대표적이죠.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는 게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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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