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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쇼핑광 남편,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잔뜩 흥분

등록 2015-10-06 20:27수정 2015-11-04 10:47

2막 상담실
집안 정리 때 물건 버리는 고통으로 구매충동 억제
Q : 예전에는 남편이 직장에 다니느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집에 필요한 물건은 저 혼자 장을 봤습니다. 얼마 전 퇴직한 남편은 제가 장을 보는 것에 대해 시시콜콜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남편은 저한테도 쇼핑 정보나 할인 행사를 검색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입하라고 합니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할인 행사만 있으면 뭐라도 구입하려고 해서 자주 다투게 됩니다. 지금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다고 잔뜩 흥분해 있는데 참 난감합니다.

A :지난 10월1일부터 정부가 주도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되었습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입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이런 대규모 할인 기획전은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와 같이 그 나라 풍습에 따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합니다. 내수를 살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선 모습은 상당히 어색합니다. 게다가 한국의 대형 유통점들은 이미 연중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구석구석마다 자리한 할인 기획 코너는 1년 내내 행사 중입니다. 파격 할인은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 한국의 대형 유통점 판매실적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이 할인에 어느 정도 중독되었기 때문입니다. 할인은 사람의 쾌락 감각을 자극하며 중독성까지 있습니다. 필요와 선호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이었던 소비는 갈수록 더 싼 것을 구매하고자 하는 충동으로 점철됩니다. 선생님 남편분도 이제 막 할인 쇼핑의 흥분과 쾌락에 발을 들여놓으신 듯합니다.

이런 경우 가장 적절한 처방은 집안 정리입니다. 사람들은 할인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흥분하는 반면, 물건을 내다 버리는 것에는 고통을 느낍니다. 집안 정리를 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과감히 버리셔야 합니다. 버리는 고통은 할인 상품 앞에서 흥분이 일어날 때 감정적인 충돌을 일으켜 잠시 충동을 멈추게 합니다. 집안 정리를 하다보면 할인 제품을 먼저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할인 가격으로 구입한 물건에는 애착이 덜 가기 때문입니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할인의 충동에서 벗어나려면 집안 정리를 자주 하셔야 합니다. 소유하고 있는 것의 유용성을 확인하고 필요 없는 것을 버리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막연한 욕구 불만이 해소됩니다. 할인 전략은 사람들에게 막연한 욕구 불만을 불러일으켜 비이성적 행동을 유발합니다. 정부가 나서서 이런 마케팅을 정책으로 추진한다니 참으로 요상한 시절입니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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