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2년차 교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7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14년차 교사가 지난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요구가 거센 가운데, 또다시 벌어진 교사의 죽음으로 당장 4일 예정된 ‘공교육 멈춤의 날’ 등 교사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았던 14년차 교사가 전날 경기 고양시 한 아파트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해당 교사는 현재 질병 휴직 중이었다.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교원단체들은 학교 업무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교사노조 관계자는 “고인이 학급에서 따돌림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고인의 빈소를 찾은 한 교사(대학 동기)는 한겨레에 “지난 5월 전화해서 6학년(담임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세부 내용을 파악 중이며 유족, 해당 학급 학생, 동료 교원에 대한 심리적, 정서적 지원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날 전북 군산에서도 초등학교 교사가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됐다.
반복된 교사의 죽음에 당장 4일로 예정된 ‘공교육 멈춤의 날’에 교사들의 참여 움직임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교사들은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의 49재 날인 9월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연가·병가를 내거나 학교장이 정하는 재량휴업일로 정해 집단행동을 하자는 뜻을 모아왔다. 다만 교육부가 “집단행동을 위한 학교의 임시휴업 결정과 연가, 병가 사용은 모두 불법”이라는 입장을 연일 강조하면서 교사들 참여가 위축되는 분위기였다.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는 “지치고 있었는데 지치면 안 되겠다”, “무조건 공교육 멈춤에 참여해야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이날 ‘애도 성명서’를 내어 “교육당국은 교사가 죽지 않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하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5시까지 4일 재량휴업(임시휴업)을 결정한 학교는 30곳으로 전날보다 9곳이 늘었다고 밝혔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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