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별 임금 격차 추이
실업고 전문대 진학 63%
대졸 임금, 고졸의 1.5배
명문대 출신 ‘몸값 프리미엄’
대졸 임금, 고졸의 1.5배
명문대 출신 ‘몸값 프리미엄’
학벌주의가 뿌리 깊은 우리나라에서 고교 진학단계의 계열 분리는 이후 학생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짓는 분기점이다. 고교 계열 선택이 대학 진학과 취업, 임금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계층별 고교 계열 분리=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말 펴낸 <양극화 해소를 위한 교육 분야 대책수립 연구> 보고서를 보면, 부모 학력이 대학원 이상인 학생들은 고교 진학자 가운데 93.1%가 일반계고에 진학했으나,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인 학생들은 47.9%에 그쳤다. 부모 학력이 4년제 대학인 경우 일반계고 진학률은 86.2%, 전문대는 80.7%, 고교는 65.5%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상위 직종인 입법공무원과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 전문가 그룹 자녀의 실업계고 진학률은 17.2%였으나, 농·어업 숙련 근로자와 단순 노무직 근로자는 각각 43.7%, 39.4%였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교육고용패널 조사에서는 월 평균 소득이 500만원을 넘는 가구가 일반계고는 10.6%인 반면, 실업계고는 2.6%였다. 100만원 미만 가구는 실업계고가 22.8%로, 일반계고(8.5%)의 3배에 육박했다.
한편, 특목고생의 부모 학력은 94%가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일 정도로 매우 높았다.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난해 서울지역 외고 3곳의 학부모 학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3371명 가운데 31.4%인 1059명이 대학원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였다. 4년제 대학교 졸업은 62.5%였으며, 전문대졸이 2.4%, 고졸 이하는 3.6%였다.
학력별 임금 격차=2006년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올해 일반계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35만4천여명)의 17.6%가 전문대에 진학한 반면, 실업계고는 진학자(11만1천여명)의 63.3%가 전문대에 입학했다.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 진학률은 일반계고가 87.5%, 실업계고가 68.6%였다.
문제는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다. 노동부의 2005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결과, 고졸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대졸 이상 임금은 154.9로 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문대졸 임금(103.5)은 고졸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또 남기곤 한밭대 교수(경제학)가 지난해 중앙고용정보원의 청년패널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실업계고 졸업자의 월 평균 임금은 95만원으로, 인문계고 졸업자(114만원)보다 낮았으며, 취업률도 3.3%포인트 낮았다.
명문대의 경우 대학 서열에 따른 임금 프리미엄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명 한국교원대 교수가 지난 7월 교육학술전문지 <한국교육>에 발표한 논문 ‘대학서열의 경제적 수익’을 보면,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1~5위인 대학 졸업자들의 월 평균 임금은 232만원으로, 수능 백분위 점수가 1.8점밖에 차이가 안나는 6~10위 대학 졸업자(177만원)보다 무려 55만원이나 많았다. 6~10위 대학과 백분위 점수가 3.4점 차이가 나는 11~30위 대학 졸업자는 173만원으로, 두 그룹 차이가 거의 없었다.
장상수 순천대 교수(사회교육과)는 “대물림을 통한 불평등의 고착화를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위험 요소를 안고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소득 불평등을 줄이고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겠지만, 우선 교육 기회에서의 평등이라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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