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접수 8일 앞…돌연 재수생까지 ‘비교내신’ 확대
수험생 항의 잇따라…“특목고 출신 배려용” 비판
수험생 항의 잇따라…“특목고 출신 배려용” 비판
2008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며칠 앞두고 고려대가 갑자기 ‘비교내신’ 적용 대상을 재수생까지로 바꿨다. 이에 따라 내신성적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특수목적고 출신 재수생을 배려하기 위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고려대는 12일 학교 홈페이지 입시정보 공지사항에 ‘2008학년도 정시모집 비교내신 대상자 적용 범위 변경 안내(안암)’란 제목으로 ‘비교내신(대학 수학능력시험) 적용 대상을 현행 2006년 2월28일 이전 졸업자에서 2007년 2월28일 이전 졸업자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띄웠다.
비교내신은 검정고시 출신자나 국외 고교 졸업자처럼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내신)을 산출할 수 없을 때 수능 성적으로 추정한 성적을 내신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올해 초 몇몇 대학이 주로 삼수생 이상에게 적용하던 비교내신을 재수생으로 확대하겠다고 해 논란이 일었으나,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이 자율로 정할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성균관대·중앙대·한양대 등은 재수생에게도 비교내신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서울대·연세대 등은 삼수생 이상에게만 이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려대가 수능 시험 직후인 지난달 16일 정시모집 요강을 확정해 발표하고는 각 대학 원서 접수(12월20~26일)를 며칠 앞둔 이날 갑자기 요강 내용을 바꾸자, 수험생 동호회 사이트 등엔 “대학 선정에 고심 중인 수험생들은 외면한 대학의 이기적 처사” “이렇게 갑자기 바꿔도 되는 건가”라는 항의성 글들이 줄이었다. 한 고교 진학지도 교사는 “내신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특수목적고 등을 나온 재수생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라며 “수능 등급제 첫 해여서 예측하기가 더 어려운 이번 입시에서 돌연 정시모집 요강을 바꿔 무척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교육부 쪽은 “정시모집 요강 변경은 불가피할 때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인식 고려대 입학관리팀장은 “정시모집 요강은 발표했지만 아직 모집이 시작되지는 않았다”며 “재수생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지금이라도 바꾸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현준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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