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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읽고 싶어요

등록 2008-01-14 19:22수정 2008-01-14 19:29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읽고 싶어요. 그림 김영훈 기자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읽고 싶어요. 그림 김영훈 기자
[아이랑 부모랑] 전문가들이 펴낸 관련 서적 봇물
아이 행동 원인 알아야 이해 도움
부모 자신 돌아보는 것도 필요
“당최 쟤 속은 알다가도 모르겠어.” “도대체 왜 저러는지 속에 한번 들어갔다 나왔으면 좋겠어.”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해 봤을 법한 생각들이다. 이런 부모들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최근 아이 마음 들여다보기를 돕는 책들이 잇따라 출판되고 있다.

■ ‘아이 마음’을 읽자=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사이 한 달 동안에만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0~6세 부모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삐딱한 행동 속에 숨겨진 우리 아이 속마음〉 〈거울부모※자녀의 속마음을 따뜻하게 비추는 공감 프로젝트〉 등이 출간됐다. 10월에도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기발달 심리학〉이 나왔고, 상반기에는 〈내 아이의 속마음을 척척 읽어내는 어린아이 심리학〉 〈여덟살 심리학〉 〈아이의 심리학※미운 네 살 죽이고 싶은 일곱 살의 마음 읽기〉 등이 선을 보였다. 모두 소아정신과 교수와 어린이 심리상담 전문가들이 펴낸 책들이다. 〈똑똑한 부모도 모르는 내 아이의 진짜 마음 10가지〉 〈미운 4살부터 막무가내 8살까지※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등 외국 서적도 번역돼 출판됐다.

특히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는 나온 지 3주 만에 1만 부가 팔려, 교보문고의 주간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에서 한때 여성 분야로는 드물게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여성 분야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는 6주째 10위 안에 들고 있다. 〈삐딱한 행동 속에 숨겨진 우리 아이 속마음〉도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자녀교육 분야 주간 베스트셀러 5위에 오르는 등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의진의…〉의 편집자인 갤리온출판사 한성수씨는 “독자층이 한정돼 있는 책인데도 발간된 지 열흘 만에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 자녀교육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며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자신의 임상과 육아 경험을 녹여 어려운 내용을 ‘이럴 땐 이렇게’ 식으로 친절하게 정리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삐딱한…〉의 저자인 신철희아동청소년상담센터 신철희 소장은 “갈수록 자녀 수가 줄면서 아이 하나에 쏟는 부모의 관심은 커진 반면, 노는 시간과 또래 관계의 부족, 공부 부담 등으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도 늘어나 부모들이 아이 심리 서적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전 같으면 가족과 이웃 간의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터득되던 일이 지금은 공부를 통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신 소장은 “부모가 아이 하나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의 문제가 더 쉽게 드러난다는 점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 듯하다”고 말했다.

신철희 소장이 제안하는 아이 마음 읽는 방법
신철희 소장이 제안하는 아이 마음 읽는 방법
■ 왜 마음인가=전문가들은 아이들의 행동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마음을 읽으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부모가 아이를 ‘잡는’ 이유는 아이의 발달 과정과 마음 상태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지금 내 아이의 마음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발달상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만 제대로 알면 아이 키우는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의 원인이 되는 아이 마음을 모르니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고 화부터 내고, 마음이 조급해져 닦달하게 되고, 이로 인해 아이의 상태는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는 얘기다. 신철희 소장도 “아이들의 나쁜 버릇과 문제 행동들은 자신의 힘든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이럴 때는 무작정 고치려 하기 전에 아이가 요즘 무엇이 힘든지, 부모의 양육 태도에 잘못된 점은 없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부모 마음도 읽자=아이의 심리 상태를 이해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신의진 교수는 “어렸을 때 가족들한테서 무시를 당하는 등 부모 또는 형제와의 관계에서 자기도 모르게 상처를 입은 사람의 경우 나중에 부모가 됐을 때 아이의 감정에 잘 공감해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부모들도 어릴 때의 부모와의 관계 등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정 기간을 정해 자기가 어떤 순간에 화가 나는지 적어 보는 것도 부모들이 자신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 교수는 “부모한테서 받은 부정적인 대물림은 노력을 통해 끊어 내야 자신도 행복할 수 있고 아이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가 또 한 가지 강조하는 것은 감정 조절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분통 터지는 일이 한둘이 아니지만 화를 참는 훈련을 하라는 얘기다. 그는 “부모가 만일 기분이 좋지 않다면 그때는 아이를 절대 야단쳐서는 안 된다”며 “화가 날 때는 차라리 일단 자리를 피하는 것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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