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강원·인하·아주대 지역 배려 경남엔 부산·동아 2곳 있으니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서 제주대와 강원대, 인하대, 아주대 등 대학 4곳이 지역균형을 배려해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대학들은 해당 권역 안에서 평가 점수 차례로 선정됐다고 법학교육위원들이 전했다.
로스쿨 신청 대학 41곳을 상대로 예비인가 심사를 한 법학교육위원회(위원장 신인령 이화여대 교수) 위원들은 4일 심사 과정 일부를 소개하면서 “사안마다 의견이 다양하게 나왔고, 끝까지 의견이 모이지 않을 땐 더 많은 위원들이 찬성하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쟁점마다 의견을 들어 다수결로 정하기를 여러 차례 거듭했다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인천·강원 지역까지 포괄해 대학 15곳을 뽑은 서울 권역에서는 아주대와 인하대, 강원대가 ‘지역균형’을 고려해 선정됐다. 한 법학교육위원은 “아주대는 서울 권역의 다른 대학들과 경쟁해도 떨어지지 않을 점수를 얻었지만, 인하대와 강원대는 지역균형 차원에서 배려된 게 맞다”고 말했다. 서울·연세·고려대 등 나머지 대학 12곳은 평가 점수가 높은 차례로 선정됐다.
서울 지역 대학을 몇 곳 선정할 것이냐를 놓고서는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은 “상위 6개 대학 점수가 상당히 높고, 그 다음 중위권 6개 대학 점수가 비슷하게 몰려 있었다”며 “대학 수를 줄여 개별 정원을 늘릴 것이냐, 그 반대로 할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더 많은 위원들이 정원이 줄더라도 대학 수를 늘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이것이 정원 40명인 미니 로스쿨이 나오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대전·대구·부산·광주 등 네 권역으로 나눠 대학 10곳을 뽑은 지방 권역에서는 제주대가 지역균형 배려 차원에서 선정됐다. 나머지 대학 9곳은 지역에서 로스쿨 예비인가를 신청한 대학 16곳 가운데 권역별로 나눠 점수 차례로 결정됐다. 특히 지방 권역에서는 대학 수를 9개(제주 제외)로 할 것이냐 그 이상으로 할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갈렸으며, 결국 다수결로 정했다고 한 위원이 전했다. 이 위원은 “지역균형을 고려했지만 종합성적으로 따져도 1~9위의 대학들”이라며 “9위와 10위의 점수 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청와대의 ‘경남 지역 로스쿨 대학 추가’ 주장과 관련해 “제주·강원 지역과 경남 지역은 분명히 다르다”며 “제주와 강원은 현재 선정된 대학 한 곳밖에 없지만, 경남 지역엔 부산대와 동아대 등 대학 두 곳이 이미 선정돼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