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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준비물 안 챙겼으면 그냥 보내세요

등록 2008-04-21 20:58

여든까지 가는 ‘스스로’ 버릇 키우기
여든까지 가는 ‘스스로’ 버릇 키우기
[아이랑 부모랑] 여든까지 가는 ‘스스로’ 버릇 키우기
아이와 사전협의 뒤 일관되게 실천 필요
안 된다고 했다가 떼쓴다고 해주면 곤란
여든까지 가는 ‘스스로’ 버릇 키우기

집집마다 자녀가 한둘밖에 없어서 그런지, 요즘 “엄마가 해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이 많다. 손 씻는 일에서부터 책가방과 준비물 챙기기, 숙제에 이르기까지 부모가 일일이 간섭하고 함께 해주지 않으면 좀처럼 할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쟤가 도대체 누굴 닮아서 저러나” 하는 생각에 울화가 치민다. 그러나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의 이보연 소장은 “의존적인 아이들 뒤에는 대부분 뭐든지 알아서 처리해주는 부모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 소장의 도움말로 스스로 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을 알아봤다.

■ “세 살 자율성 여든 간다”

아이들은 대체로 두 돌 무렵이 되면 자율성에 대한 욕구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음식을 죄다 흘리면서도 혼자 밥을 먹겠다고 하는가 하면 ‘나’, ‘내 것’, ‘싫어’라는 말도 자주 한다. 이 시기에 부모들은 아이가 하는 행동이 위험하거나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아이의 자율적인 시도들을 격려해줄 필요가 있다. 아이가 서툴다고 해서 야단을 치거나 못하게 하면 아이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돼 자율성을 발달시킬 수 없다. 아이가 자신을 무능력하다고 생각하면 매사에 부모의 도움을 바라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욕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 과잉보호는 자율성의 적

자녀 수가 적다 보니 요즘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아이가 시도도 하기 전에 대신 해주거나, 아이가 잠깐 머뭇거리기라도 하면 곧바로 끼어들어 도와주곤 한다. 이렇게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고 자란 아이는 스스로 뭔가를 이뤄낸 경험이 부족해 열등감을 갖게 된다. 이 소장은 “아이를 위해 대신 해주고 미리 알려주는 것은 아이에게 ‘너는 이런 것을 할 수 없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지고 쉽게 포기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조언했다.

과잉보호가 오래 지속되다 보면 아이는 도움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자신이 스스로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고, 나중에 자라서 스스로 할 나이가 되어도 부모가 해주지 않으면 서러워하거나 심지어 화를 내기도 한다. 과잉보호를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사회성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 집에서는 부모가 다 알아서 해주는데 밖에서는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위축되고 또래와 대등한 관계를 맺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자신감이 보약

자율성은 심리적인 욕구다. 따라서 무엇보다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자신감을 갖게 하려면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이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의 장점이나 긍정적인 면을 자주 언급해주고, 아이가 실수했을 때는 격려해줄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과잉보호를 받아온 아이에게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아이가 조금만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쉬운 일부터 스스로 하도록 해, 성공하는 경험을 맛보게 하는 것이 좋다. 이런 작은 성공이 더 큰 도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용품 등을 사줄 때 부모가 몇 가지를 고른 뒤 최종 선택을 아이에게 맡기는 것이 한 예다. 두 가지 중 한 가지, 네 가지 중 한 가지 하는 식으로 점차 선택의 폭을 넓혀주면 자신감과 자율성이 늘어나게 된다.

■ 책임감 키워줘야

자율성을 키우려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준비물을 미리 챙기지 않았다면 아침에 부모가 허둥대며 챙겨줄 것이 아니라 그냥 학교에 보내야 한다. 다만, 반드시 사전에 아이와 이런 약속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 또 책임감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어느날 갑자기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 자칫 아이가 무력감에 빠질 수도 있다. 책임감이 없다고 아이를 탓하기에 앞서 그동안 아이에게 스스로 할 기회를 줘왔는지 부모의 양육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 일관성 있는 훈육을

부모가 자신의 기분에 따라 아이의 행동에 대해 그때그때 다른 반응을 보일 경우 아이는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부모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당연히 자율성 발달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일수록 일관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다가도 아이가 울면 금세 안쓰러운 마음에 아이가 원하는 것을 대신 해주곤 한다. 이 소장은 “아이의 건강한 발달을 도우려면 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명확하게 설정해 놓고, 아이를 돌보는 이 모두가 일관성 있게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스스로 아이 키우기 ‘부모 수칙’

김성은 한국아동상담센터 부소장은 <내 아이를 위한 사랑표현학교>에서 스스로 하는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행동 수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실수 허용하기

아이를 야단칠 때 실수와 잘못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실수를 했는데 잘못한 것처럼 야단을 쳐서는 안 된다. 실수로 빚어진 일은 야단보다는 뒤처리를 하게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실수 때문에 야단을 맞으면 주눅이 들고 자신감이 없어지며 결국 스스로 뭔가를 하려는 의지가 사라진다.

▶행동을 미리 예시하지 않기

‘빨리 손 씻고 축구공 제 자리에 갖다놓고 와서 밥 먹어라’ 하는 식으로 아이가 해야 할 일을 일일이 제시하면 아이가 생각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하게 된다.

▶시나리오 쓰지 않기

지레짐작만으로 머릿속에 시나리오를 쓰는 것도 좋지 않다. 아이 표정만 보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다 떠올린 뒤 “너 또 친구들하고 무슨 일 있었지?’라고 다그치는 것이 한 예다. 이럴 경우 아이는 매번 억울한 마음만 들고, 믿지 못하는 부모는 간섭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아이의 도우미 역할 하기

아이를 통제하기보다는 곁에서 지켜보고 도와주는 것이 아이의 자율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부모가 통제자 역할을 하면 아이는 실패의 경험조차 갖지 못하게 된다. 실패는 다음번 행동을 계획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

이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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