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옆집 엄마’ 한마디에 무너지지 마세요

등록 2008-08-18 19:24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 키우기〉의 저자인 이남수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도 함께 성장했다고 말한다. 이씨가 딸 박솔잎(왼쪽)씨와 함께 원두막에서 옥수수 껍질을 벗기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서출판 민들레 제공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 키우기〉의 저자인 이남수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도 함께 성장했다고 말한다. 이씨가 딸 박솔잎(왼쪽)씨와 함께 원두막에서 옥수수 껍질을 벗기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서출판 민들레 제공
[아이랑 부모랑] 아이와 함께 길 찾은 이남수씨의 ‘중심잡기’ 조언
‘누구네는 어느학원 다니고…’ 등등 “우리애는 뭘 시켜야지?” 불안초조
‘좋은…무능한 부모’ 강박증이 문제…사교육 대신 ‘내가 잘할수 있는대로’
우리나라에서 자식 올곧게 키우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옆집 아줌마’라는 말이 있다. 모이기만 하면, ‘이번에는 아무개가 1등인데 걔는 무슨 학원에 다닌다더라’, ‘누구네 아이는 학습지를 뭘 시켰는데 효과를 봤다더라’ 등 성적과 사교육에 대한 얘기가 나오니 강심장을 가진 엄마라도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학부모운동 단체인 ‘참교육 학부모회’에서 활동하며 부모교육에 앞장서 온 이남수(46)씨가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 키우기>(도서출판 민들레)를 펴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씨는 지난 10여년 동안 전국 문화센터와 시민단체 강연을 통해 수많은 학부모들에게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행복해지는 길을 제시해 왔다. 그의 딸 박솔잎(21)씨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솔빛엄마’는 이씨가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 쓰는 필명이다. ‘옆집 엄마에게 휘둘리지 않고 아이 키우는 법’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자녀교육 문제에서 부모가 자기 중심을 잡는 데 도움을 주는, 한 엄마의 성장기이자 아이와 함께한 길 찾기의 기록이다.

■ 사교육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백신= 멀쩡하던 사람이 부모만 되면 이상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씨는 이를 ‘사교육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했다. 사교육 바이러스의 자양분은 부모의 불안감이다. 이씨는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밀려올 때마다 ‘사슴을 아무리 훈련시켜도 사자로 만들 수는 없다’는 말을 떠올렸다고 한다. 사교육을 시키고 하루 두세 시간 자면서 공부한다고 모든 아이들이 특목고나 ‘스카이대’에 합격하고 모두에게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에, “더 이상 내 아이를 들러리로 세우지 말자. 그리고 되지도 않을 일에 애쓰지 말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마음을 먹자 불안감이 점차 사라지면서 아이가 더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니 아이는 스스로 자기 길을 잘 찾아갔다.

“자기 아이가 특목고나 명문대에 합격해 학원 현수막에 이름이 나붙는 그런 아이가 되리라 내심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 착각 속에서 학원 현수막에 이름 날리는 주전 선수들을 양성하는 비용을 대주고 소중한 내 아이를 들러리로 세우는 것이 자식 사랑인지 잘 생각해 보자.” 사교육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한판승을 거둔 이씨의 조언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데, 부모는 사교육비를 버느라, 아이는 사교육을 받느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할 시간들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는 얘기다.

■ ‘좋은 엄마 강박증’에서 벗어나자= 지금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아이 잘 키운 엄마’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씨에게도 엄마 노릇 하기가 너무 힘들어 도망치고 싶던 때가 있었다. 엄마 구실 잘해 보겠다고 부모교육서를 뒤져 보기도 했지만 책에 나오는 ‘대단한 엄마’들을 보면서 자기 자신이 너무 무능한 것 같아 속상할 때가 더 많았다. 일과 육아로 심신이 극도로 지쳐갈 무렵 자신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시작한 명상이 변화의 계기가 됐다.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면서 아이를 인정하고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동안 엄마로서 부족했던 모습을 인정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용서했다. 육아에 소홀했던 남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니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고, 아이를 키우는 일이 점점 행복한 일로 변해갔다. 이씨는 “완벽한 엄마는 세상에 없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남을 따라 하다가 가랑이 찢어지지 말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방식대로 아이를 키워 보자고 마음먹었더니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

■ 스스로 공부하는 힘 키우기= 딸 솔잎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에 들어설 무렵, 이전에 함께 참교육을 고민했던 선배들마저 미리미리 아이를 ‘잡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을 보면서 두려움과 함께 오기가 생겼다. “내 방식으로 사교육 없이 해 보자”고 결심했다. 이씨는 지레 겁을 먹고 사교육 기관을 찾아 나서는 대신, 아이의 학교생활과 학습상황을 좀더 제대로 알아보는 데 힘을 쏟았다. 조금 더 일해 교육비에 투자하기보다는 아이와의 대화 시간을 늘렸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뭐고, 어떤 과목의 어떤 부분을 힘들어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솔잎이가 수학을 60점 맞고 와서는 스스로 충격을 받았는지 공부를 하겠노라고 했다. 그때 이씨와 딸이 선택한 학습법이 ‘후퇴 학습’이다. 6학년이지만, 거꾸로 돌아가 4학년 수학부터 공부하는 방식이다. 솔잎이는 4학년으로 ‘후퇴’해 혼자 공부하더니 이내 6학년 과정까지 쫓아왔다. 이씨는 “뒤에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스스로 여러 개념을 이해했던 것 같다”며 “솔잎이는 그 뒤 중학교에 가서도 스스로 공부했고 점점 더 학습에 흥미와 자신감을 찾아갔다”고 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미디어 교육’ 신경썼죠

TV 함께 보며 소통할 수 있는 과제 내

이남수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미디어교육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한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아빠 탓인지, 아이가 유난히 영상매체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씨가 제안하는 ‘미디어와 좋은 관계 맺는 방법’이다.

■ 주변과 소통하기=영유아 시절에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우자. 이 시기에는 가족이나 자연과 소통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텔레비전을 볼 때도 아이 혼자 놔두지 말고 부모가 함께 보면서 소통하는 것이 좋다.

■ 녹화해서 보기=텔레비전 편성표를 보고 아이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녹화한 뒤 아이가 보고 싶어할 때 조금씩 보여준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와 함께 편성표를 훑어보면서 볼 것을 정해 녹화한 다음 시간을 정해 보게 한다.

■ 비평의식 키우기=드라마 등장인물이 누구였는지 기록하거나 쇼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의 말 중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기록하게 하는 등의 과제를 주고 텔레비전을 보게 하면 아이들이 과제를 염두에 두면서 보기 때문에 덜 몰입하게 되고 프로그램을 객관적으로 보는 자세를 갖게 된다. 시청자 참여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등의 활동을 하면 시청자로서 권리 의식을 기를 수도 있다.

이종규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