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방침 논란 확산
검정교과서 북한 서술 줄줄이 왜곡
“주체사상 정당화 느낌” 연일 비판
검정교과서 북한 서술 줄줄이 왜곡
“주체사상 정당화 느낌” 연일 비판
새누리당이 한국사 검정 교과서들의 북한 관련 서술을 문제삼아 연일 ‘국정화 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교과서를 보면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끌어내기 위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내용이어서, 억지주장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무성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북한은 3대 세습 체제의 독재국가”라며 “그런데도 현재 고등 역사교과서를 보면 마치 북한 체제가 정상적으로 서술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비상교육, 두산동아 출판사 간행 교과서 내용을 언급하며 “김일성 주체사상을 정당화하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국내 종북세력이 쓰는 걸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발언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되레 ‘북한을 제대로 알고 권력 세습 등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이해한다’는 검정 심사 기준(집필 기준)에 충실한 내용으로 분석된다.
예컨대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북한, 세습 체제를 구축하다’라는 단원(407쪽)에서 “주체사상은 김일성이 창시하고 김정일이 이론적으로 발전시켰다는 혁명 사상으로, 북한의 통치 이념”이라고 소개하며 “주체사상은 ‘김일성주의’로 천명되면서 반대파를 숙청하는 구실 및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비상교육 교과서는 주체사상이 “북한의 실정에 맞춰서 주체적으로 수립한 사회주의 사상”이란 소개를 짧게 주석으로 담고, 본문에선 “김일성 독재 체제의 사상적 밑받침”이 됐고 이후 “김일성에 대한 개인숭배가 강화되어 김일성 1인 지배 체제가 구축되었다”고 비판적으로 적었다. 천재교육 교과서 역시 같은 취지로 ‘김일성 1인 체제’를 소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또 이날 두산동아 교과서의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화하다’라는 단원 제목을 언급하며 문제를 삼았으나, 교육부의 수정명령을 받아들여 최종 교과서엔 “김정일, ‘우리식 사회주의’를 내세우다”로 바뀌었다.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셈이다.
하일식 연세대 교수(사학과)는 “박정희 유신정권 때의 국정교과서에도 북한의 4대 혁명 노선 등 북한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새누리당이 느닷없이 북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불리할 때마다 악용해온 ‘종북’ 프레임을 국정화에 반대하는 국민들에게 덧씌워 유리하게 끌고 나가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범 김경욱 기자 kjlsb@hani.co.kr
이슈국정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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