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교대 집단 성희롱’에 대한 교육당국의 신속하고 철저한 조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남대’(남자대면식) 하면 퇴학시킬 거야?”
“이름만 바꿔. 다른 과가 그렇게 세탁했어, ‘단결활동’ 이런 걸로.”
“페미니스트라고 글 올려.” 서울교대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사진을 담은 책자를 제작하고 외모 순위를 매기는 등 집단 성희롱을 이어온 사건과 관련해 이를 주도한 학생들이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단톡방’에서 거리낌 없이 왜곡된 성 인식을 드러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성평등 공동위원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여성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등은 17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안에 대한 신속한 조처를 요구하는 한편 남학생들의 ‘문제 발언’들을 추가로 공개했다.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단톡방’ 대화를 보면, 서울교대 남자 재학생·졸업생들은 ‘남자대면식’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그냥 ‘남대’ 해. 저런 거 휘둘리면 끝도 없음” “우리끼리 놀겠다는데 왜 지들이 하지 말라고 지랄이야, 법대로 놀겠다고 통보해” “똥 밟았네” “학교 나오면 1도 상관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등 조금도 반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또 한 졸업생이 누드 화보 이야기를 하며 “학교에 ×잡이(자위행위를 가리킴) 교사라고 소문날 듯”이라고 하자, 다른 졸업생은 “애 잡는 것보다 낫지”라고 받았다. 한 졸업생은 초등학생을 두고 “일단 패고 나서 뭘 잘못했는지를 생각하게 해야 된다. 몸이 아프면 뭘 잘못했는지 깨닫게 된다”는 말도 했다.
17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교대 집단 성희롱’에 대한 교육당국의 신속하고 철저한 조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서는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남자대면식’(남대)을 계속 해라” 등 가해 학생들의 단톡방 대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른바 ‘서울교대 집단 성희롱’ 사건은 서울교대 남학생들이 신입 여학생들의 사진과 개인정보가 담긴 책자를 만들고 외모를 품평하는 등의 행위를 해온 사건으로, 지난 3월 대자보로 폭로됐다. 그 뒤 현직 교사인 졸업생이 초등학교 여학생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서울교대는 재학생 21명에게 경고, 유기정학 등의 징계를 내렸다. 서울시교육청은 전체 졸업생 24명(현직 교사 7명, 임용 대기자 11명, 현황 파악 안 되는 6명)에 대해 감사를 착수했으며, 이번주 또는 다음주에 1차적으로 징계 및 향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우려했다. 이날 피해자로 발언에 나선 서울교대 재학생 ㄱ은 “여성을 유희거리로 소비하는 사람이 지금도 교단에 서고 있다. 이들의 임용을 제한해 모든 교육 주체가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졸업생 ㄴ은 “가해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다시 마주칠 수도 있지만, 더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목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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