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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지구촌 생중계 월드컵 조추첨 준비 뿌듯했죠”

등록 2006-01-22 15:36수정 2006-01-23 13:59

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 전시컨벤션 기획자 권창효씨

“2001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2002 월드컵 조추첨식을 맡았습니다. 규모가 크고 사안이 중대한데다 행사 실황이 전세계로 생중계되는 상황이었죠. 준비 과정이 워낙 고되서 ‘다시는 이 일을 안하겠다’고 결심할 정도였는데, 무사히 끝내고 난 뒤엔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자랑스러운 일로 남았습니다.”

앨지애드 프로모션팀 권창효(39) 팀장은 국가나 단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이벤트와 전시, 회의 등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문가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92년 앨지애드에 입사하면서 이 분야에 뛰어든 뒤 주로 국제적인 규모의 컨벤션 행사와 엑스포 등을 담당했다. 지금은 전자, 자동차, 정보기술(IT) 분야 기업이 주최하는 행사와 전시 등을 맡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신문·방송 광고 같은 전통적인 홍보 방식 이외에 기업과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방식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한정된 지면을 벗어나서 고객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주려는 것이죠. 사람들을 한 장소에 모아놓고 설명을 하기도 하고, 제품을 가장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하기도 하고…. 이러한 작업들이 원활하게, 제 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진행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전시컨벤션 기획은 행사 주최쪽 의도에 걸맞는 기획안을 만들고, 경쟁 업체들과 나란히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일단 일을 맡으면, 행사 목적에 걸맞는 공간을 확보하고 필요한 사람과 시설을 동원해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기업이 주최하는 프로모션 준비기간은 2~4개월, 국가적인 규모의 큰 행사는 6개월~1년 가량 걸린다. 막이 열리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기획한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도록 현장 점검에 나선다.

“생방송이라고 할까요. 단 한 번의 기회 밖에 주어지지 않고, 행사 참가자들의 반응도 현장에서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준비하는 동안에는 몸과 마음이 무척 힘들지만 이 일에 ‘중독’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기획한 대로 생방송이 잘 끝나고 관객들의 얼굴에 기대했던 표정이 떠오를 때, 그 기쁨을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거든요.”

이 분야에 진출하려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면서, 권 씨는 국내 대학이나 단체쪽에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마련한 강연에 참석하는 일이 많아졌다. “화려해보이는가 봐요. 무전기를 들고 정장을 입은 채 패션쇼 현장을 누비는 모습을 상상하는 학생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무대가 화려한 것이지, 일 자체가 화려한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이루고자하는 목표를 위해 스스로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강인함이 요구되는 직종입니다.”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전시컨벤션 기획자가 되려면

전공= 전시컨벤션 기획은 특정한 목적을 갖고 대중들에게 정보와 이미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광고·홍보의 한 갈래라 할 수 있다. 이 분야 종사자들 중에는 신문방송학이나 광고홍보학 마케팅·경영 등 실용학문을 전공한 이들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관련 학과들이 속속 생겨나는 추세다. 경희대, 세종대, 상지대, 한남대 등은 학부에 전공학과가 개설돼 있고, 이화여대와 한림대는 국제대학원 내에 컨벤션학 전공을 두고 있다. 대학 전공과 상관없이 전문 인력 양성기관에서 실무와 지식을 익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와 한국무협협회 등 광고·전시·무역 관련 기관들이 인력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적성= 몸과 마음이 두루 성실해야 한다. 일이 시작되면 밤과 낮이 따로 없는데다 최신 트랜드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없는 일이므로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을 가진 이에게 유리하다. 많은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고, 경력이 쌓일 수록 행사 전반을 지휘하는 역할을 하게 되므로 리더십과 추진력도 갖춰야 한다. 외국어 능력은 기본이다.

자격증= 문화관광부에서 2002년 국가기술자격 종목으로 확정한 ‘컨벤션 기획사 1,2급’ 자격증이 있다. 시험은 한국산업인력공단(www.hrdkorea.or.kr)에서 주관하며 대학 졸업자나 졸업예정자, 혹은 관련분야 실무경력 4년 이상이면 2급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2급 자격증을 취득한 뒤 해당분야에서 4년 이상 실무 경력을 쌓거나 대학 졸업 뒤 7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은 사람은 1급 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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