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임명된 황상진(오른쪽) 공수처 대변인과 김진욱 공수처장. 공수처 제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초대 대변인을 임명했다. 공수처 출범 반년 만의 일이다.
공수처는 황상진(57) 전 한국일보 논설실장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고 9일 밝혔다. 과장급으로 임용된 황 대변인의 직급은 4급 서기관으로 임기는 3년이다. 황 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경기도 과천 공수처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수처가 신생 기관으로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과도 내야 하니 어깨가 무거운 것이 사실”이라며 “공수처가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차례 대변인을 공모한 공수처는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 5월3일 재공모에 들어갔다. 당시 공수처는 대변인 우대요건으로 ‘언론사 사회부 기자 근무경력이 있는 사람’을 명시해 기자 출신 대변인이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황 대변인의 기자 경력은 30년이 넘는다. 1989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사회부·경제부 등을 두루 경험했다. 2009년엔 사회부장, 2016년엔 편집국장을 맡았고 최근까지 논설실장으로 일했다. 그는 지난 5월까지 한국일보에 ‘황상진 칼럼’을 연재했다. ‘‘말 잘 듣는 검찰총장 유감”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황 대변인은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과제다” “공수처나 국가수사본부 발족은 검찰 권한 분산 및 견제를 위한 제도 차원의 개혁 성과다” 등 공수처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황 대변인의 임용으로 문상호 정책기획담당관의 대변인 겸직은 해제됐다. 기획재정부에서 공수처로 파견 나온 문 담당관은 지난 2월부터 대변인을 겸직해왔다. 그는 수원지검이 진행하고 있는 이성윤 서울고검장에 대한 공수처의 ‘특혜조사’와 관련해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공수처는 대변인 임명을 비롯해 조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공수처는 올해 하반기 수사관 15명을 뽑는다는 공고를 냈다. 오는 15일부터는 정원보다 검사 10명이 모자란 상황에서 부장검사 2명과 검사 8명 등에 대한 추가 모집에 들어간다. 다만 인권감찰관 등의 자리는 아직 공석으로 남아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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