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 <한겨레>자료사진
―고발장 작성 주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뉴스버스>에서 (지난 1일) 전화 왔을 때, 무슨 내용인지 잘 몰랐다. 전혀 기억이 없었다. 그런데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고발)건은 기억이 나더라. 최 대표 관련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인턴 활동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를 우리 당에서 제일 먼저 이야기한 것이 나다. 그때 (<뉴스버스>에서) 손준성 검사한테 (내가 자료를) 받았고 어쩌고 그러길래, 그날은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그런 자료를) 받았는지, (자료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다시 통화하자고 했다.”
―추가 통화는?
“다음날 전화가 왔는데,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나더라. (<뉴스버스> 기자가) 고발장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인) 김건희씨와 한동훈(검사장)이 (피해자로) 나온다고 해서, 내가 ‘그게 뭔 말이냐’라고 했다. 그랬더니 고발장 자료를 내가 받아서 당에 전달한 것을 확인했다더라. 자기들이 그 파일도 갖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거기에 김건희씨가 있다면, 그것은 검찰 쪽 입장이 반영된 거겠지’라고 말한 거다. 그때까지 나는 무슨 내용인지도 몰랐다.”
―당시 받은 자료는?
“내가 받은 자료는 다 당에 전달했다. 그리고 받은 자료는 다 지운다.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내가 이런 자료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확인이 안 된다. 지난 2일 낸 입장문에 ‘공익제보를 마치 청부 고발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공익제보를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썼는데, 그때까지도 나는 이것이(자료) 뭔지 몰랐다. 그래서 내가 찾아봤는데, 나는 6개월마다 휴대전화를 바꾼다. 의원 되고 나서도 세 번이나 바꿨다. 나는 당시 받은 자료를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다.”
―자료를 당에 전달했는데,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가?
“언론보도를 보니, 지난해 4월3일, 4월8일 (두 차례에 걸쳐 누군가가 나에게 범여권 인사 고발장 등을) 나한테 보냈고, 내가 그걸 우리 당에 전달했다는 거다. 그때는 4·15총선 직전으로 새벽 5시에 일어나 선거운동할 때다. 그 와중에 나에게 전달된 게 무슨 내용인지 어떻게 알았겠는가. 당시 나한테 오는 것은 무조건 당에 다 전달했다.”
―당시 자료를 전달한 이에게 확인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언론보도 전에는 내가 누구한테 (텔레그램으로 자료를) 보낸 것까지 기억을 못 했다. 그런데 보도를 보면서 내가 전달한 상대방이 기억이 나더라. (손)준성이가 나한테 보낸 건지, 준성이가 다른 사람에게 줘서 그 사람이 나한테 두세 단계 거친 걸 줬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보도를 보면, 지난해 4월3일, 4월8일 두 차례 (‘손준성 보냄’이라는 표기로) 고발장이 전달됐(고 내가 이를 다시 전달했)다고 하는데, (4월8일 전달된) 최강욱 대표의 고발장과 관련해서는 내가 최초 (공직선거법 위반)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에 당시 우리 당 법률지원단 사람들한테 적어가면서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이야기해준 게 있다. 그래서 ‘내가 초안 잡아줬을 텐데’라고 얘기한 거고. (내가 전달한) 그 고발장 내용에 대해서는 몰랐던 거다. 기억은 안 나는 데 만약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내가 받아서 전달한 게 당 쪽 인사는 맞을 거다. 그런데 손 검사는 절대 안 보냈다고 하는 거야.”
―손 검사가 다른 사람한테 주고, 그 사람이 다시 김 의원에게 전달했을 수 있다는 것인가?
“모르겠다 솔직히. 언론보도 보고 ‘이것이 조작된 게 아니라면 손 검사가 나한테 보낸 것을 내가 그대로 포워딩(전달)한 것 같아요’ 하면 난 아무 문제가 없다. 그렇지 않나. 나한테 보낸 걸 내가 당에다 전달했는데, 내가 그것을 가지고 고발에 나선 것도 아니고, 문제제기를 한 것도 아니고.”
―검사가 보낸 것을 당에 전달하면 문제 아닌가?
“반대로 생각하면 누가 나한테 자료 보냈는데 내가 ‘아 이거는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전달하면 안 돼’라고 판단해서 전달을 안하면 오히려 문제가 된다. 자료를 보낸 쪽에서 ‘김웅한테 자료를 보냈는데, 김웅이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자료를 중간에서 전달하지 않았다고 하면 나는 뭐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일단 자료가 오면 나는 무조건 당에 전달하는 거다.”
―텔레그램에 기록된 ‘손준성 보냄’이라는 대목은 손 검사가 누군가에게 전달한 자료를 다시 전달받았을 수도 있다는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예를 들어서 손 검사가 저렇게 부인하고 있는데, 내가 ‘그 자료를 손 검사한테 받아서 보낸 것 같습니다’라고 한다면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뭐라고 할 것 같은가. ‘너 그걸 그 자료를 손 검사한테 받았다는 증거를 밝혀라’라고 하면 내가 댈 증거가 없다. 이와 관련해서 정말 기억나는 게 없다.”
―최강욱 대표 고발장은 직접 쓴 게 아니다?
“(이달 초 언론 인터뷰 때) 내가 최 대표 고발장을 작성해서 보낸 것 같다고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당시(지난해 4월) 당(법률지원단)에서 고발을 안 했더라. 한참 뒤인 그해 8월에 다른 팀에서 고발했는데 거기에는 내가 관여를 안 했다.”
―손 검사가 전달했다고 의혹이 이는 고발장 2건 가운데 최 대표 고발장이 지난해 8월 미래통합당이 그를 고발할 때 작성한 고발장과 유사하다.
“내가 (지난해 4월에) 고발 사주를 받았다면, 그때 고발을 해야 했던 것 아닌가. 그런데 누가 어떤 형태로 그것(고발장)을 우리 당에 전달했는지 모르겠지만, (8월 고발에) 나는 전혀 개입한 바가 없다. 내가 그런 고발장을 쓴 적이 전혀 없다.”
―앞서 최 대표 고발장 초안을 잡아줬다고 했는데, 초안을 문서로 작성했나?
“문서까지 쓴 건 아니고 종이에 글로 써준 것 같다. 손으로 써서, 낙서하듯이 써서 보냈다. 그러니까 실제로 최 대표를 고발한 사람은 내가 초안을 써 준 사람과 다른 사람이다. 일면식은 없지만 변호사로 알고 있다.”
―최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장 초안 작업 때 손 검사와 이야기한 것 없나?
“없다. 왜냐면 선거법은 내가 더 전문가다. 준성이는 기획통이라서 선거법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 친구한테 내가 뭐하러 물어보겠나. 내가 더 잘 아는데.”
―손 검사가 부인하는 상황인데, 텔레그램에 ‘손준성 보냄’이라고 표기돼 있어서, 그렇다면 이 자료를 다른 이에게 보냈을 거 아닌가?
“그것은 나도 모르는 상황이다. 내가 알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연수원 동기인데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만약 (손 검사에게) 연락을 하면 ‘김웅하고 손 검사하고 말맞춘다’라고 또 엮인다. 그래서 손 검사와는 연락하면 안 된다.”
―고발장 조작 가능성은?
“솔직히 언론에서 이런 것까지 조작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고발장 형식을 보면, 검찰이 쓴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내가 작성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수준으로 봐서는 검사가 쓴 것 같지도 않고. 일반적으로 로펌 나온 변호사들이 다 쓸 수 있는 수준이다.”
―핸드폰에 손 검사 이름은 뭘로 저장돼 있나?
“확인해 보겠다. 어, 저장이 안 돼 있다. 핸드폰 바꾸면서 저장이 안됐을 수 있다. ‘손준성 검사’라고 해놓았던 것 같다. 검사들은 모두 ‘OOO 검사’라고 저장하니까.”
―아는 사람 중에 손준성이라는 이름이 또 있나?
“핸드폰에 저장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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