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웅천동 요트 선착장에 홍정운(18)군을 추모하기 위해 놓인 국화. 여수/장예지 기자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다 익사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홍정운(18)군이 현행법이 정한 최대 노동시간(주40시간)을 초과해 일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군이 잠수 작업 외에도 홀로 요트 운항을 하는 등 업체 쪽 계약 위반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10일 유족 등의 말을 종합하면, 홍군은 현장실습을 한 요트업체에서 평소 하루 10시간 이상씩 근무하고 휴일근무까지 했다고 한다. 홍군 어머니는 “(아들이) 아침 8시10분에 나가서 저녁 10시가 돼야 집에 돌아왔다. 주말에도 출근을 했다. 집에 오면 힘이 없어서 바로 씻지도 못하고 한 시간은 맥이 빠진 채 누워만 있었다”고 말했다.
홍군이 업체와 맺은 계약 내용을 보면, 홍군은 지난달 27일부터 주35시간, 최저임금(8720원) 지급을 조건으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홍군이 ‘하루 1시간씩, 일주일에 5시간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는데 동의하면서 하루 최대 8시간, 주40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었다. 이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이 규정한 고등학교 현장실습생 근무시간 상한선이기도 하다.
친구 김아무개군은 “(정운이가 숨지기 전주인) 일요일에도 일하러 나가서 혼자 운항 업무까지 했다. (정운이가) 요트 면허가 있긴 했지만 실습생이 그런 일까지 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 실습계획서에 적힌 홍군의 업무는 ‘요트 정비 및 수리, (요트 탑승객) 서비스’로 운항업무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 업체 대표는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남겼다.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 법령 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수/장예지 기자, 박수지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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